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증시 위축에 따라 분석(커버리지) 기업들을 축소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지난 2007년 대비 절반 가까이 분석대상 기업을 줄여 사실상 개인투자자들을 도외시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11일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Fn가이드)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말까지 업계 상위사 중에서 은 총 175개, 161개 한국투자증권 154개 143개 이 122개의 상장기업들을 다룬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유진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하이투자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등이 각각 100개 이상의 기업에 대한 보고서를 내놨다. 꼴찌는 리딩투자증권으로 단 2개 기업만을 다뤘고 유화증권이 11개, 솔로몬투자증권이 단 15개의 기업을 커버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적은 지난 2007년 활황장이었던 당시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급감한 수치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272개 기업을 모니터링해 수위에 올랐으며 대우증권 255개 대신증권 231개 하나대투증권 223개 미래에셋증권 221개 삼성증권 207개 등 6개사가 200개 이상의 기업을 다뤘다.
한화증권 현대증권 동양종금증권 우리투자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등 주요 대형사들은 물론 교보증권 신영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중소형사들도 모두 100개 이상의 기업을 커버링했다.
단순 계산으로도 한국투자증권은 118개 대우증권은 94개 대신증권은 88개 하나대투증권 106개 미래에셋증권은 무려 134개의 기업 분석을 손 놓은 셈이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부분의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삼성전자, 현대차 등 주요 대표종목들을 모두 처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2000여개 상장사 중 사실상 커버링하는 종목은 220개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상장된 기업 중 10% 정도만 증권사에서 다룰 뿐 나머지 90%는 분석 대상에서 방치돼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대부분 유가증권시장에 집중됐고 코스닥시장에서는 주요 상위 업체들만 다뤄지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한 기업을 다루게 되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하고, 그 기업이 사실상 고객이기도 해 관리(영업)에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증시도 좋지 않은 상황에 누가 '매도' 투자의견을 내는 증권사에 돈을 맡기겠는가"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일부 중소형 증권사에서 신규 종목을 커버링하면서 상한가로 직행하는 사례도 다수 발견, 관심을 끌었다. 교보증권은 한라레벨, 유화증권이 옴니시스템 등에 대한 종목 보고서를 내놓자 투자자들은 이에 화답, 당일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한 투자자는 "개인들은 정보에서 소외돼 있기 때문에 어떤 종목이 저평가돼 있고, 어떤 종목이 유망한지 알 수가 없다"며 "더 많은 종목들을 다뤄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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