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부터 금까지 일제히 하락...지난주 상승분 모두 반납
어제 뉴욕상품시장이 증시와 함께 급락했다.
지난주 미국 뱅킹시스템 지워 계획 등이 발표되 긍정적 분위기를 증시보다 선반영했던 상품시장이었지만, 바닥을 모르고 추락(freefall)하는 증시로 패닉상태에 빠진 투심은 상품시장에도 매섭게 등을 돌렸다.
갈데 없는 투심이 금도 버리고 미국채권으로 몰리려는 양상이 감지되면서 달러는 초강세, 달러표시자산인 원자재 가격의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
시장을 잠재울 만한 호재가 없어 상품시장도 추가 급락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하는 상황이다.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는 전일대비 11.19포인트(5.35) 하락한 199.83으로, 2월 23일 이후 닷새만에 200선이 또 다시 붕괴됐다. 이는 2003년6월 수준이다.
◆ 에너지, 상승폭 컸던 만큼 하락폭도 크다.
어제 NYMEX 원유선물 최근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4.74달러(10.59%) 하락한 40.02달러를 기록, 상품시장 전반을 급락세로 이끌었다.
지난주 시장은 원유가격을 급등세로 몰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AIG와 버크셔헤써웨이 등 금융기관 손실보도 등으로 시장전체에 흉흉한 분위기가 감돌자 매도공세가 이어졌다.
간신히 40달러는 지켰지만, 아시아 및 유럽 증시가 추가 급락할 경우 원유가격은 또다시 30달러 대로 추락할 것임은 불보듯 훤하다.
원유가격 하락에 가솔린과 난방유 가격도 급락했다.
NYMEX 가솔린과 난방유 최근월물 선물가격은 전일대비 갤런당 각각 6.94%, 8.99% 하락했다.
천연가스가격도 하락했으나, 낙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미국 북동부가 때아닌 눈보라로 인해 평년기온을 밑도는 추위에 시달릴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NYMEX 천연가스선물 최근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1큐빅피트당 0.018센트(0.43%) 하락한 4.180달러를 기록했다.
◆ 곡물 및 농산물도 급락
2월 미국 개인소비 및 수입이 예상밖 상승을 기록했지만 호재가 되지는 못했다.
증시폭락 충격에 얼어붙은 투심에 코코아가격이 1년 최대폭으로 하락했고, 대두와 밀가격도 11주 최저치로 급락했다.
지난주에 급등했던 만큼, 실망매물이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어제 뉴욕ICE선물거래소 5월만기 코코아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1메트릭톤당 200달러(8.3%) 하락한 2213달러를 기록했다.
CBOT 대두선물 5월물 가격이 1부쉘당 28센트(3.2%) 하락한 8.44달러, 동일만기 옥수수선물 가격도 1부쉘당 8.75센트(2.4%) 하락한 3.5025달러를 기록했다.
이밖에 커피선물가격이 5.54%, 면화선물가격이 4.09%, 설탕선물가격이 7.14% 급락했다.
◆ 수요감소 우려에 비철금속가격도 하락
다른 요인은 없었다. 오로지 시장을 감싼 혼란과 공포가 가격을 끌어내렸을 뿐이다.
어제 COMEX 5월만기 구리선물가격이 1파운드당 2.25센트(1.5%) 하락한 1.516달러를 기록했으며, 동일만기 알루미늄선물가격도 1파운드당 1센트(1.63%) 하락한 60.50센트를 기록했다.
◆ 달러 초강세에 귀금속도 일제히 하락
어제 COMEX 4월만기 금선물가격은 온즈당 2.50달러(0.3%) 하락하며 940달러는 지켰지만, 3월물가격은 1.73% 급락하며 925.2달러까지 밀렸다.
어제 미국채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달러 또한 강세를 보여, 시장 급랭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도가 급격히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금가격은 하락마감했다.
금가격이 단기에 급등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은이 금을 대체할 투자수단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어 최근 금가격 하락 조정에도 은은 소폭 반등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어제는 은마저도 하락했다.
COMEX 3월만기 은선물가격은 전일대비 온즈당 4센트(0.3%) 하락한 13.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밖에 백금과 팔라듐도 각각 1.79%, 0.95% 하락했다.
김경진 기자 kj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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