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금융위기에 따른 국내 신용경색 가능성도 거의 없어'
정부는 2일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단기 외채를 상환하기에 충분하며 동유럽 금융위기가 국내 신용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 또한 거의 없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우리나라의 단기 외채(잔존만기 기준)가 외환보유액에 거의 육박해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고 보도한 데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이 같이 반박했다.
재정부는 이날 배포한 해명자료에서 “올 1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2017억달러, 세계 6위로 외채상환능력이 충분한 수준”이라며 “글로벌 자금경색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재정부는 “외채 규모도 지난해 후반부터 감소세로 반전했고, 특히 유동 외채의 경우 지난해 9월말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다”면서 “유동외채 중 상환부담 없는 환헤지용 차입금을 제외하면 외환보유액 대비 유동외채비율도 크게 하락한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화보유액 대비 유동외채비율이 96.4%에 달하나, 여기서 조선사 등 환헤지용 차입금 390억달러를 제외하면 그 비율이 77%로 떨어진다는 것.
게다가 “최근 선박수주 및 해외증권 투자 위축으로 환헤지용 외채가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 장단기 외채 규모 역시 감소할 전망”이라고 재정부는 분석했다.
또 재정부는 “외화보유액에서 회사채를 제외하면 외화보유액이 1700억 달러에 그친다는 주장도 있으나 보유액 중 83.3%를 차지하는 예치금, 국채, 기관채, 자산담보부증권의 가치가 상승해 외화보유액의 전체 시가는 장부가를 상회하는 수준”이라면서 “1월 말 현재 유가 증권 및 예치금 비중은 99.6%로 외화보유액의 대부분은 즉시 현금화 가능한 자산으로 운용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재정부는 “유동외채 1940억 달러와 비교해 외화보유액이 충분치 않다는 주장도 비현실적”이라며 “이는 은행.기업 등의 외채 상환능력이 전혀 없어 정부가 단기외채 전부를 갚아줘야 하는 극단적 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국내 은행 외화차입금 383억달러 가운데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후 수준의 차환(190억달러)이 이뤄진다고 해도 한국의 외화보유액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정부는 동유럽 금융위기로 우리나라가 신용경색을 겪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국내 금융회사의 동유럽 익스포저, 직접 투자자금의 규모 등을 고려하면 직접적 파급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국제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점증하고 있는 만큼 동유럽 경제 동향 및 서유럽계 은행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재정부에 따르면, 국내 금융 회사의 동유럽권 익스포저는 작년말 기준으로 약 19억달러로 총자산의 0.11% 수준이며, 서유럽국 중 동유럽에 익스포저가 큰 오스트리아, 벨기에, 스웨덴, 이태리계 은행으로부터 외화차입금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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