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망세가 왝더독 장세 만들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 장세가 이번주 들어 계속 나타나고 있다.
꼬리, 즉 선물시장이 몸통, 현물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의 왝더독 장세가 나타나면서 코스피 시장도 방향성을 잃고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왝더독 장세가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17일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왝더독 장세의 주범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문서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왝더독 장세는 유가증권시장의 수급적인 헤게모니 때문에 나타난다"며 "투신을 중심으로 기관이 매도하고, 이를 개인이 매수하고 있는 가운데 수급 영향력이 높은 외국인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기관 매도와 개인 매수의 균형 속에서 차익거래가 유출입되며 무게 중심이 매수와 매도를 번갈아가면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는 것.
뚜렷한 매수 주체가 있었더라면 지수가 크게 빠지거나 크게 오르거나 방향성을 분명히 나타냈겠지만, 외국인 마저 관망세로 일관하고 있는 탓에 지수가 차익거래에 휘둘릴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2월 초 외국인이 연일 순매수 행진을 펼칠 당시 차익거래에 휘둘리지 않고 꾸준히 상승한 반면 현재는 힘을 전혀 못쓰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박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매도세를 보이며 베이시스를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차익거래에 휘둘리는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특히 2~3월은 시장의 이슈가 별로 없기 때문에 수급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임동민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도 "선물 변동성이 커지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 프로그램 매물을 소화해낼만한 주체가 없다"며 "당분간은 프로그램 매물로 인해 지수가 힘을 못쓰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오전 11시10분 현재 프로그램 매물은 3200억원 가량 출회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5000억원 까지는 추가적인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미 1140선대 초반으로 지수가 하락했지만 추가적인 붕괴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것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매수차익잔고 저점을 7조원으로 볼 때 3500억원 정도가 남아있고, 매도차익까지 고려한다면 5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며 "베이시스가 추가적으로 악화된다면 프로그램 매물이 더 쏟아지겠지만 베이시스가 정상적이라면 5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시각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1.22포인트(-2.66%) 내린 1144.25를 기록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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