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비상경제대책회의, 지하벙커 탈출

비상경제대책회의가 청와대를 벗어나 과천에서 열렸다. 이명박 대통령은 4일 오전 8시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뒤 곧바로 과천으로 이동, 10시 30분 지식경제부 6층 회의실에서 경제관련 부처 장관들과 청와대 참모진들이 참여한 가운데 현장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워크아웃기업의 애로 해소방안 마련을 주제로 한 이날 회의가 과천에서 열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 그동안 비상경제대책회의는 모두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열렸고 외부에서 회의가 열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비상경제대책회의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밝힌 비상경제정부 구축을 위한 후속조치의 일환이다. 전대미문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이 대통령이 의장을 맡아 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것은 물론 경제분야의 주요 브레인들이 모두 참석한다. 특히 하루하루 긴박하게 움직이는 경제상황 체크와 집행과정에서 문제점을 점검하고 전시에 준하는 긴급 비상상황이라는 점을 감안, 매주 목요일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회의가 개최돼왔다. 하지만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회의가 개최된 것을 두고 크고작은 뒷말이 적지 않았다. 비서동 공간의 부족 때문에 부득이하게 지하벙커를 사용하게 됐다는 청와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야권에서는 보여주기식 쇼에 지나지 않은 과도한 전시행정이라고 꼬집어왔던 것. 논란이 지속되는 와중에 비상경제대책회의는 모처럼 청와대 밖으로 외출을 나선 것. 특히 경제부처가 밀집한 과천청사 현장에서 열린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1월 수출실적 급감, IMF의 한국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등 악재가 끊이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난국 극복을 위해 이 대통령이 직접 진두지휘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청와대 측은 향후 비상경제대책회의 운영과 관련, 매주 목요일 지하벙커에서 정례적으로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필요에 따라 수시로 현장에서도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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