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고재완 기자]KBS새수목드라마 '미워도 다시한번'(극본 조희ㆍ연출 김종창)이 트렌드에 뒤쳐지는 소재 선택으로 시청자들을 의아하게 하고 있다.
4일 첫 방송하는 '미워도 다시 한번'은 중년들의 불륜을 소재로 삼고 있다. 그간 수많은 드라마에서 사용해왔던 이야기다. 특히 '정략 결혼'이라는 70년대 소재를 2009년에 다시 그린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꽤 크다.
'미워도 다시 한번'은 명인(최명길 분)이 정략 결혼한 남편 정훈(박상원 분)에게, 30년동안 그의 뒤를 지켜주던 조강지처 혜정(전인화 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이야기는 1968년 신영균, 문희 주연의 동명 영화로 제작돼 폭발적으로 흥행한 작품이다. 하지만 지난 2002년 이승연, 이경영 주연의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 2002'로 리메이크됐을 때는 참담한 성적을 거뒀다. 2002년에도 호응을 얻기 힘든 스토리였다는 의미. 하지만 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번'은 그보다 7년이 또 지난 2009년에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제작진은 주인공들을 대기업 회장, 부회장, 유명 영화배우, 뉴스 앵커, 그룹 홍보실장 등 화려한 직업으로 포장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려고 노력했다.
또 젊은 세대 윤희(박예진 분)와 민수(정겨운 분)의 정략 결혼도 그리며 새로운 이야깃거리에 힘쓴 흔적이 엿보인다.
하지만 드라마 관계자들은 "요즘같이 트렌디, 퓨전사극, 시대극, 와인, 법정에 오케스트라까지,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좀 더 새로운 소재를 찾기 위해 애쓰는 시기에 정략결혼, 중년 불륜은 수목 미니시리즈 소재로 너무 안이한 발상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시청자들을 끌어들일만한 새로운 요소가 없고 진부하다는 것.
네티즌들의 의견도 마찬가지다. 시청자 게시판에 아이디 'ly***'은 "'경숙이,경숙아버지'가 하도 잘된 작품이라 후속작도 그에 걸맞는 작품이 되기를 기대했는데 그동안 울궈먹던 사랑과 이혼,복수를 또 써먹네요. 연기하시는 배우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전혀 보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라는 의견을 밝혔다.
최명길과 전인화는 지난 29일 KBS2 '상상플러스 시즌2' 녹화에 참여하며 각각 28년, 24년만에 첫 예능프로그램에까지 출연해 드라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미워도 다시 한번'은 70년대 소재를 21세기 시청자들에게 강요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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