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 MBC 월화드라마 '에덴의 동쪽'이 클라이맥스로 치닫으면서도 맥이 빠지는 기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지난 8월 첫 방송 후 인기몰이를 계속하던 '에덴의 동쪽'은 30%를 넘나드는 시청률로 줄곧 월화드라마 부문 1위를 지켜왔다.
지난해 12월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한때 32.3%(TNS미디어코리아 집계 기준)까지 기록한 '에덴의 동쪽'은 경쟁작 KBS2 '꽃보다 남자'의 추격에 쫓기다 결국 1월 말 1위 자리를 빼앗기는 수모를 당했다. 시청률은 17.5%까지 곤두박질쳤다.
당초 50부작으로 기획된 '에덴의 동쪽'은 예정대로라면 2월 중순께 종영하게 된다. 연장방송을 감안하더라도 3일 방송된 46부는 드라마의 클라이맥스에 해당한다.
그러나 '에덴의 동쪽'은 드라마가 클라이맥스에 다다를수록 시청률이 떨어지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이유는 최근 두 달 동안 방송된 내용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해 12월 9일 방송된 32부 이후 '에덴의 동쪽'은 줄곧 이동욱(연정훈 분)과 신명훈(박해진 분)의 뒤바뀐 운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12월 중하순은 '에덴의 동쪽'의 시청률이 최고조에 달하던 시기로 추후 논란이 됐던 이다해의 하차가 공식 발표되기 직전이다.
32부 이후 '에덴의 동쪽'은 극중 두 인물의 엇갈린 운명을 조금씩 공개하며 등장인물들이 겪게 되는 딜레마를 천천히 묘사했다.
이들의 핏줄 문제는 매듭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은 채 계속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드라마의 핵심 이슈였던 '태생의 비밀'이 미니시리즈 한 편 분량에 해당하는 10부 이상 이어지며 긴장감이 점점 떨어지는 것.
3일 방송된 46부에도 이러한 모습은 계속 이어졌다.
동욱과 지현(한지혜 분)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춘희(이미숙 분)는 핏줄이 당겨서 신가네 사람들을 만난 것이냐고 동욱을 나무라고, 동욱은 자신을 예전과 다르게 대하는 듯한 어머니 춘희에게 아쉬움을 토로한다.
또 신태환은 태성증권의 비밀 문건이 레베카 손에 넘어가자 명훈이 한 짓이라고 의심한다. 신태환은 명훈을 끌고 레베카(신은정 분)의 산장으로 향하지만, 레베카는 제니스(정혜영 분)를 인질로 삼고 신태환에게 태성증권 주식 포기 각서를 쓰게 한다.
지현에게 명훈이 위험하다는 얘기를 듣고 뒤늦게 출동한 동철(송승헌 분)은 신태환을 때려 눕히려 하지만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이건 나쁜 사람이건 모두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아버지 이기철의 말을 떠올리며 울분을 삭인다.
46부 방송은 출생의 비밀이 밝혀진 지 10부가 지났음에도 동철-동욱-명훈-태환 등 주요 인물들의 감정 관계가 아직 정리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바에서 동욱과 나란히 앉은 태환은 "감옥 속에서 참회를 해도 자네 때문이라면 여한이 없다"며 "자네는 누가 뭐라 해도 하늘이 허락한 유일한 내 자식, 내 핏줄이 아닌가"라고 반문한다.
클라이맥스에 다다르며 어느 정도 정리돼 있어야 할 인간관계, 갈등상황 등이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지지부진한 상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에덴의 동쪽'이 앞으로 남은 8회 방송분량을 통해 어떤 결말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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