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박건욱 기자]배우 주지훈이 '나쁜 남자'의 덫에 빠졌다.
배우 주지훈은 각각 오는 5일 개봉하는 영화 '키친'과 6일 선보이는 뮤지컬 '돈 주앙'에서 주연을 맡아 팬들을 찾는다.
특이한 점은 주지훈이 두 작품에서 모두 '나쁜 남자'를 연기한다는 점이다.
신민아, 김태우와 함께 출연하는 영화 '키친'에서 주지훈은 사랑스러운 여인 모래(신민아 분)에게 오래된 연인이자 자상한 남편인 상인(김태우 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유분방하고 도발적인 매력으로 그녀의 마음을 빼앗는, 전형적인 '나쁜남자'를 연기했다.
또 뮤지컬 '돈 주앙'에서는 사랑도 연민도 모르는, 남자 여자를 사냥감이나 놀이감 정도로 여기는 스페인의 전설적인 바람둥이 돈 주앙으로 분해 팬들을 찾는다.
하지만 대중들이 주지훈의 이런 '나쁜 연기'를 달갑게 여길지는 미지수다. 대중들은 연기자의 색다른 모습, 즉 배우의 '낯설음'을 보기를 원하지, '친숙함'을 원하지 않는다.
주지훈의 '나쁜 남자' 연기는 대중들에게 전혀 낯설지 않다. 이미 많은 작품에서 비슷한 연기를 선보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궁'에서 신채경(윤은혜 분)을 구박하고 바람도 피는 무심한 왕자 이신을, 드라마 '마왕'에서는 겉으로는 온화하지만 속내는 얼음장처럼 차갑고 냉정한 야누스적 인물을 연기했다.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에서 선보여진 주지훈의 '나쁜 연기'는 그동안 많은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면서 그를 스타반열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득이 있으면 실이 있는 법.
'나쁜 연기'로 인기를 얻었지만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보여준 그의 '나쁜 남자' 연기는 이미 대중들에게 식상해질대로 식상해진 상태다.
배우가 하나의 이미지 틀에 갇히는 것 만큼 무서운 일은 없다. 주지훈이 '나쁜 남자'를 벗어나 대중들에게 낯설게 다가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박건욱 기자 kun11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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