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 최강자 '개콘' 하지만 씁쓸한 뒷맛은?

[아시아경제신문 강승훈 기자] KBS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 '개그야' 등을 제치고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개콘'은 KBS를 대변하는 개그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해왔으며, 스타들을 배출하면서 개그계의 사관학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웃음 코드가 지나치게 가학적이거나 비속어, 은어 등을 방송에서 남발하면서 '재미'는 있어도 씁쓸한 뒷맛을 느끼게 했다. 물론, 3-4분의 코너를 만들기 위해 개그맨들이 일주일동안 고생하는 것도 알고,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여러번 수정하고 방송에 올리기까지 노력도 상당하다는 것도 안다. 단기간 '펑' 터지는 웃음을 주기 위해서 몸개그 뿐만 아니라 언어유희(?) 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10대들이 아무 꺼리낌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가학성 개그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달인을 만나다'의 코너에서는 겨자, 청량고추 등의 음식을 먹으면서 변화되는 모습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낸다. 겨자 등을 먹고 억지로 참는 모습에서는 '웃음'보다는 안쓰러움으로 받아들여진다. 김준호는 '대화가 필요해' 코너에서 머리를 자르면서 연기 투혼을 발휘했다. 삭발된 김대희의 머리에는 '등신'이라는 비속어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이는 방송 이후에 뜨거운 논란이 됐다. 시청자들은 "개그가 아닌 일종의 폭력이다" "몸 개그도 정도껏 해야되지 않냐" "방송을 보는내내 불편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물론, 웃음을 선사하기 위한 개그맨들의 눈물겨운 노력이겠지만, 한번 더 생각해봐야한다는 의견도 지배적이었다. '할매가 뿔났다'에서 장동민은 유상무에게 탕수육이라고 말하며 생강을 먹이기도 하고, 겨자로 이빨을 닦게 하며, 물파스를 스킨이라고 하면서 얼굴에 바르는 장면 등이 연출되기도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비속어 은어를 쓰는 경우도 상당하다. '할매가 뿔났다'에서는 마지막 장동민의 멘트가 '이 XX야'로 끝난다. '이 XX야'가 10대들에게는 유행어로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어른이고, 어른의 주관으로 바라봤을 때는 다소 문제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그 프로그램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볼 수 있기 때문에 문제로 부각되는 것이다. 방송 관계자는 "유행어와 개그 코너가 사회, 문화 흐름에 따르다보니까 지극히 극단적일 수 밖에 없다"며 "좀 더 유화적이고 신선한 웃음을 개발하기 위해서 개그맨들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강승훈 기자 tarophin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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