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가는길] 고향의 재발견 근처 가볼만한 곳 6선
설날을 앞두고 마음은 벌써 고향집으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설연휴는 나흘로 고향 다녀오는 시간도 빠듯할 정도로 짧아 예년과 달리 하루쯤 짬을 내 여행을 떠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걱정은 금물, 고향가는 길이 곧 여행이기 때문이다. 고향길 주변으로 눈을 돌리면 멋스런 옛 마을과 호젓한 여행지들이 많아 자녀들과 함께 가볍게 즐길 만한 곳이 즐비하다.
짧지만 마음만은 여유롭고 풍성한 고향집 오가는 길에 들릴만한 나들이 여행지를 찾아보자.
◇아산 외암마을=충남 아산시 송악면에 있다. 외암리의 관문인 반석다리를 건너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 하다.
마을 안에는 4백여 년 전부터 형성된 충청지방의 반가(양반의 집)를 중심으로 아담한 돌담이 둘러쳐진 초가집, 송림에 쌓인 정자와 물레방아가 손님들을 반긴다. 널뛰기, 투호, 제기차기, 외줄타기 등 전래놀이를 즐길 수 있다. 경부~천안IC~21번 국도~읍내동사거리~국도 39번~송악외곽도로~마을. 서해고속도~서평택IC~39번 국도~온양온천~읍내동사거리~송악외곽도로~마을.
◇서천 신성리 갈대밭=영화 '공동경비구역(JSA)'의 촬영지인 신성리 갈대밭은 폭 200mㆍ길이 1㎞에 면적이 무려 6만여평으로 우리나라 4대 갈대밭 중의 하나. 겨울엔 햇빛에 여울지는 금강물결과 함께 철새떼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뤄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갈대밭 사이로 통나무 오솔길과 전망대 등이 조성돼 있어 산책길로도 그만. 한산모시타운에선 세모시 짜는 모습과 민속주인 한산소곡주 제조과정도 볼 수 있다. 서해고속도~서천IC∼4번 국도∼68번 지방도∼신성리갈대밭.
◇대관령 양떼목장=횡계에서 눈덮인 황태덕장의 설경을 감상하며 10분쯤 달리면 옛 영동고속도로의 대관령휴게소. 휴게소 뒤편의 대관령 양떼목장은 천연 눈썰매장으로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의 세트장도 볼거리.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인 삼양 대관령목장도 반나절 코스다. 대관령에선 먹거리도 빼 놓지 말자. 오징어와 삼겹살을 고추장 양념에 재워 구워먹는 오삼불고기는 횡계의 별미.
영동고속도~횡계IC∼456번 지방도로∼대관령 양떼목장.
◇안동 하회마을=낙동강이 S자형으로 마을을 감싸고 흘러 하회라는 지명이 붙었다.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다. 하회마을 관광안내소에는 문화유산해설사들이 관광객들에게 안내 편의를 제공한다.
마을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고샅길이다. 고샅길을 하나씩 걷다보면 감나무가 자라는 담, 솟을대문 안쪽의 고래등 같은 기와집, 초가집 뒤란의 풋풋한 채마밭 등 마을의 속내를 엿볼 수 있다. 중부고속도~호법JC~문막~만종JC~남원주~풍기~예천~서안동나들목~34번 국도.
◇순천 낙안읍성=1626년 낙안군수로 부임한 입경업 장군이 축성한 석성으로 성곽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남부지방의 독특한 주거양식인 툇마루와 부엌 토방 지붕 섬돌 위의 장독과 이웃과 이웃을 잇는 돌담 등이 고향처럼 정겹다. 성곽을 한바퀴 도는데 30분정도 걸린다. 선암사와 송광사를 품고 있는 조계산 도립공원과 상사호 고인돌공원 주암호 등의 절경이 이어져 드라이브 하는 맛이 각별하다.서해고속도~송광사IC∼27번 국도∼벌교∼857번 지방도∼낙안읍성.
◇하동 최참판댁=남부지역으로 가는 귀성객은 소설 '토지'의 무대로 유명한 하동 악양면 평사리의 '최참판댁'을 찾아보자. 지리산 형제봉아래 툇마루에서 내려다보는 드넓은 악양들판과 초록빛 섬진강이눈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또 하동 포구 팔십리의 시발점인 쌍계사 입구엔 '없는 것은 없고 있는 것은 다 있다'는 화개장터가 있다. 파를 숭숭 썰어 넣어 뽀얀 국물을 우려낸 재첩국 한그릇이면 귀향길의 피로가 싹 풀린다. 남해고속도~하동IC∼19번 국도~최참판댁.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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