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다시 '경기침체' 모드로

금·원유·곡물 등 상품가 폭락..경기부진 '선반영'

글로벌증시가 어닝시즌을 맞아 재차 경기침체 모드로 돌아갔다. 원유와 금 등 상품가격은 이미 하락세를 지속하며 글로벌 경기 침체를 선반영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경기부양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규모 정책을 지속적으로 쏟아내고 있지만 연초 글로벌 랠리를 이끌었던 정책모드는 주식시장에서 더 이상의 약발을 발휘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13일 새벽 끝난 미국의 증시는 실적과 경기침체에 따른 공포감에 이틀째 퇴각하고 말았다. 앞서 끝난 유럽 증시는 나흘째 하락세를 지속했다. 특히 우리나라 증시와 함께 연말연초 약진했던 브라질 증시는 이날 5% 이상 되밀리며 지수가 4만 포인트 아래로 떨어져내렸다. 이날 국내 증시는 이같은 대외적 악재 요인에 대해 어떻게 맞서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전날 코스피 지수의 종가가 시초가 대비 낮게 끝나는 등 국내 증시가 기술적 측면에서 이미 약세장을 예고하고 있음은 부담 요인이다. 우리나라 증시 역시 지표와 실적이라는 이중고(二重苦) 속에 갇혀 있다. 연초 랠리를 이끌었던 정책 모멘텀에 의지해 추가 랠리를 기대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최근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외국인의 현ㆍ선물시장내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희박하나 이들의 귀환을 기대해 볼 뿐이다. 아울러 연초 랠리에 미처 따라오지 못했던 연기금이 당초 올해 계획했던 주식 투자 계획분을 이번 조정장을 이용해 서둘러 조기 집행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어닝' 공포에 긴장해 있는 국내 증시에 어느 정도 훈풍으로 작용할 지도 관심거리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MSCI지수를 기준으로 미국과 우리나라의 이익수정비율은 모두 마이너스(-)권에 머물러 있다. 물론 하락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점은 다소 긍정적일 수 있지만, 절대적인 수준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이익 추정치의 하향조정건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이번주부터 본격화할 기업실적발표시기을 맞아 '어닝쇼크'에 대한 우려(또는 현실화)가 미국과 국내 증시에 불안요소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서준혁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매수세 둔화 등에 따른 수급개선 효과의 일단락과 함께 유동성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반면 펀더멘탈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며 "반등의 눈높이를 낮추는 가운데 연속성 있는 저점 확인에 초점을 맞추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새벽 거래를 마친 뉴욕증시는 최근 한강을 얼게 만든 날씨마냥 꽁꽁 얼어붙었다. 가장 먼저 작년 4분기 실적을 공개한 알코아가 6년만에 처음으로 적자 전환됐다는 소식 등으로 주가 하락을 이끌었고, 증권부문을 모건스탠리에 넘기기로 한 씨티그룹 역시 향후 수익 전망 우려에 증시 하락에 일조했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25.13포인트(-1.46%) 하락한 8474.05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 앤 푸어스(S&P)500 지수는 20.09포인트(2.26%) 내린 870.26,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32.80포인트(2.09%) 하락한 1538.79로 각각 마감했다. 약보합세에서 출발했던 지수가 장 마감을 앞두고 급락하는 등 전형적인 약세장을 암시했다. 뉴욕시장에서 곡물선물 가격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는 등 원유, 금속 등 상품가격은 일제히 폭락했다. 지난 주말 미국 고용지표 악재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자 재차 불거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선반영한 것이다. 이경탑 기자 hangang@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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