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화점' 등장인물, 역사와 어떻게 다른가?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 팩션 사극 '쌍화점'의 영화 속 이야기가 실제 역사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쌍화점'의 모티브가 된 고려말 공민왕과 자제위에 얽힌 야사가 영화를 본 관객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 자제위 야사는 개혁군주인 공민왕이 개혁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설치했다는 일설부터, 문란한 공민왕의 침소를 드나들며 시중을 들었다는 설까지 의견이 분분해 역사가들 사이에서도 끊임없는 논란의 대상이다. ◆ 공민왕 '쌍화점'에서 주진모가 연기한 고려 왕은 고려 31대 왕인 공민왕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공민왕은 사랑하는 아내 노국공주의 죽음 이후 실의에 빠져 방탕한 생활로 고려의 몰락을 초래한 실정자로 기록됐으나, 한편에선 이러한 기록이 조선 건국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선시대 사가들에 의해 왜곡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해진다. '쌍화점' 역시 공민왕이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원나라에 대항하는 한편 북진정책을 실시하고, 친원파를 숙청하여 왕권강화를 도모했던 개혁군주로 본다. 이에 따라 영화 속 왕은 왕권을 위협하는 대신들의 음모를 철저히 파헤쳐 응징하는 등 카리스마 넘치는 군주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 노국공주 '쌍화점'에서 송지효가 연기한 왕후 역시 공민왕의 부인인 노국공주를 모델로 삼았다. 유하 감독은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자제위, 대리합궁에 관한 이야기들은 공민왕의 부인이었던 노국공주 사후의 것이지만, 왕후 캐릭터는 노국공주를 생각하면서 설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원나라 황족 위왕의 딸이었던 노국공주는 정치적 복속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원의 정책에 따라 고려 공민왕과 정략결혼했다. 그러나 원나라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노국공주는 자신을 고려사람이라고 칭하며, 공민왕의 반원정책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극중 송지효는 고려왕을 위협하는 원나라 사신과 원나라에 영합하려는 대신들에게 일침을 가하며 왕을 지원하는 등 역사 속 노국공주 캐릭터를 재현하고 있다. 영화는 역사와는 달리 왕후가 왕의 사랑을 받지 못해 괴로워하는 캐릭터로 그렸다.
◆ 자제위 영화 속 왕의 친위부대 '건룡위'는 공민왕이 집권말기에 명문자제들로 구성했던 특별관청 ‘자제위’를 모티브로 삼았다. 야사에 의하면 명칭상으로만 왕의 경호를 담당했을 뿐 공민왕의 침소를 넘나들며 궁중의 풍기문란을 야기한 미소년 부대라고도 알려졌다. 그러나 많은 역사가들은 자제위가 신돈의 실각 이후 권력기반이 필요했던 공민왕이 친왕세력을 육성하고 개혁정치를 다시금 도모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로 보고 있다. 영화는 후자의 가설에 의거해 '건룡위'를 원의 압력에 맞서 왕권을 위협하는 세력을 비밀리에 조사하는 고려시대 최고의 인재 집단으로 그리고 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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