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기를 멈추는 순간, 노인’이라는 말이 있듯이 꿈이 있는 사람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뭔가에 몰입해서 사는 사람은 나이 드는 것을 생각할 틈도 없습니다. 꿈을 꾸며 살게 되면 그 설레임 때문에 나이를 잊고 살기 때문입니다. 70세에 대학신입생이 된 할머니의 얘기, 사망 후 석사논문이 통과됐다는 기사에도 눈길이 멈춥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거대한 소비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를 두고 ‘결코 늙지 않고 나이 드는 세대’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의 중장년층은 조로(早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불황이 심화되면서 직장에서 퇴출되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나고, 중장년층이 그 첫 번째 대상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에너지의 원천입니다. 그들이 가진 노하우와 경륜이 뒷받침될 때 우리사회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매주 금요일에는 리봄 디자이너인 조연미 선생님이 ‘권대우의 경제레터’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리봄은 다시 봄을 만든다는 뜻입니다. 조선생님의 예리한 글을 통해 불황의 터널 속에 우리가 갇혀 있더라도, 직장에서 퇴출대상이 됐더라도 봄을 다시 찾는 지혜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 중장년층 이상이 인터넷으로 하는 가장 왕성한 활동 중 하나가 메일을 보내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메일을 전달하거나, 어딘가에서 본 좋은 글을 동료나 지인들에게 보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지요. 컴퓨터를 어느 정도 익히면 바로 할 수 있는 것이 메일 전달입니다. 글자 입력에 서투르더라도 가능하기 때문에 배우고 나면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왜 그럴까를 생각해 봤습니다. 배워서 바로 사용할 수 있고, 또한 바로 효과를 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컴맹’의 오명을 벗을 수 있습니다. 컴퓨터를 통해 또 다른 방식의 소통의 기쁨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또 한가지는 무한한 정보 채널이 열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의 경우 댓글을 통해 소통을 하듯, 자신의 의견을 조심스럽게 남기기도 합니다. 처음엔 공감의 ‘ㅎㅎ’ 그리고 미소 ‘^^*’ 그리고 ‘감사합니다’. 그러다보면 그저 지나칠 수 없는 글에 대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남기게 되겠지요. 변화는 한 순간에 오지 않습니다. 하루하루의 경험이 쌓이고, 어떤 계기를 통해 변화된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시니어분들과의 만남은 늘 목소리가 좀 높습니다.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인터넷상에서의 소통은 아직 활발하지 않습니다. 탐색기를 거치고 나면 그들만의 왕성한 활동이 시작되리라 기대해 봅니다.얼마 전, 신문에 허무맹랑한 드라마의 존립 기반이 중장년 시청자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드라마 속의 말이 안 되는 설정에 대해 온라인이 들썩거리고 난리가 나는데 나이든 시청자들은 묵묵부답이라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세대의 다른 특성일 뿐,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때론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현실을 겪어내며, 목도하며 반평생 이상을 살아온 중장년층에게는 그렇게 심각한 일도 안 될 일이기 때문에 소란을 떨만한 사건도, 일도 별로 없을뿐더러, 그것을 시비삼아 인터넷을 달굴 열정도 필요성도 느끼지 않을 듯합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세대가 표현의 방식이 다르고, 공감하는 방식이 다르고, 관점이 다른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일입니다. 요즈음 젊은이들이 드라마의 스토리 전개에 민감하게 개입하며 온라인이 시끄러워지는 배경에는 열광하는 스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타를 향해 밤새 편지를 쓰던 그 시절과 형식만이 다를 뿐, 그 베이스가 청춘의 설레임과 뜨거움이라는 점은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다른 세대 간에 서로의 방식이 같지 않다는 이유로 ‘세대차이’ 운운하는 것은 생각의 짧음 때문이 아닐까, 생각의 게으름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이런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나이든 사람들이 젊은 사람에게 큰 소리 칠 수 있는 말은, “너 늙어 봤어? 난 젊어 봤다” 라는 것입니다. 젊음을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라면 큰 소리칠만한 얘기인 것 같습니다. 리봄 디자이너 조연미<ⓒ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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