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2008년 ‘SBS연기대상’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31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열린 ‘2008 SBS연기대상’에서 이준기, 오현경, 김하늘, 송윤아 등 쟁쟁한 대상 후보들을 제치고 '바람의 화원'에서 신윤복 역을 맡아 열연한 문근영이 대상을 차지한 것.
문근영은 시상식에 앞서 ‘2008 SBS 연기대상’의 대상 후보로 거론되긴 했지만 그다지 유력하지 않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대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문근영 본인은 물론 주위의 배우들도 깜짝 놀라는 표정부터 지었다.
문근영이 대상 후보 가운데 유력하지 않았던 것은 ‘바람의 화원’이 명품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음에도 시청률 면에서는 기대에 못 미칠 만큼 저조한 기록을 보였기 때문. 하지만 SBS는 시청률보다 연기력을 선택했다.
이는 기존의 방송사 연기대상이 보여 온 고질적인 병폐와 정면으로 대치하는 경우. 그동안 방송3사 연기대상 시상식은 대부분 시청률을 비롯해 자사에 공헌도가 높거나 스타성이 있는 배우들에게 큰 상을 수여해왔다.
문근영은 '바람의 화원'에서 여장 남자 신윤복 역을 소화해내며 '신윤복 신드롬'을 일으킨 장본인. 시청자들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지는 못했지만 뛰어난 연기력과 부상 속에서도 의지를 불태운 열정을 높이 산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대상이 발표되자 한없이 눈물만 흘리던 그는 "너무 큰 상 주셔서 감사하다. 그런데 감사한 마음보다 죄송하고 무서운 마음이 크다. 이렇게 큰 상 주셔서. 앞으로 연기 계속 하고 싶은데 이상이 큰 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할머니가 많이 생각난다. 이번 촬영할 때는 촬영이 힘들어서 할머니를 많이 못모시고 다녔다. 촬영장에서 빈자리를 많이 느꼈다. 할머니에게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고 촬영하면서 힘들었었는데 스태프 분들, 연기자들이 힘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또 문근영은 "너무 행복한 시간인데 이것은 오늘 밤까지만 기억하고 내일부터 더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연기하는 배우 되겠다"고 말을 맺었다.
한편 ‘2008 SBS연기대상’은 다양한 드라마와 연기자들에게 골고루 상을 나눠주다가도 결국 자사의 ‘효자 드라마’로 여겨지는 작품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시청률이 높았던 ‘조강지처클럽’이나 ‘온에어’, 그리고 ‘일지매’에서 대부분의 수상이 나왔고, 올 한 해 방송된 대부분의 드라마에 하나씩 손길이 닿았다. 그나마 한 드라마에 몰아주거나 출연 배우들끼리 상을 나눠먹는 등의 폐단은 다소 줄어 거친 손가락질은 피할 수 있었다.
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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