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 사상최대 18% 하락.. 소비심리도 '꽁꽁'
극심한 경기침체로 미국의 실물경기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주택 가격이 사상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이와 함께 대규모 실업 급증, 급여 삭감 등으로 미국인 소비자들의 연말 소비심리 지표도 최악을 벗어나지 못했다.
◆미 주택시장 침체 '바닥 안 보여'
미국 20개 주요 대도시 지역의 주택 가격을 보여주는 지난해 10월 스탠더드앤푸어스(S&P)ㆍ케이스-실러 주택 가격 지수는 1년 전보다 18% 급락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9월의 17.4%보다 확대된 것이다. 이로써 미국 주택 가격은 상승 초기인 지난 2004년 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주택 가격 지수는 전월보다 2.2%, 2006년 중반 형성됐던 최고치보다 23.4% 하락한 셈이다. 주택 가격 지수는 지난해 1월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주택 가격이 바닥 모르고 급락하는 것은 경기침체로 인한 판매 부진과 주택 압류 증가에 따라 거래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미 정부는 신규 주택 매입자들에게 4.5%라는 낮은 금리로 모기지를 지원하는 등 주택 경기 활성화에 발벗고 나섰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반응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도 주택 시장이 내년 하반기까지 회복세를 나타내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S&P 지수 부문의 데이비드 블리처 대표는 "주택 시장에 신규 매입자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융자 지원책은 많은 사람으로부터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할 것"이라 말했다.
◆연말 소비심리 크게 악화
민간 경제조사기구인 컨퍼런스보드의 지난해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38로 전월 44.7보다 크게 떨어졌다.
이는 컨퍼런스보드가 지수 집계를 시작한 1967년 이래 최저치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들 예상치 45.5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번 조사에서 올해 말 미 실업률이 8.2%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올해도 암울한 전망투성이다.
뱅크오브뉴욕멜론의 마이클 울포크 수석 통화전략가는 "당분간 미국의 경제 지표 중에서 안정적인 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같은 날 발표된 지난해 12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는 34.1로 전월 33.8에서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기준치인 50에 여전히 도달하지 못한 상태로 26년래 최저 수준이다.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는 중부 시카고 지역의 기업활동과 경기전망을 반영하는 것이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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