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배값폭락···나주지역 체감경기 '꽁꽁'

축산·과수농 '신음'.. 농공단지업체 부도 늘어 지난 봄 전국을 휩쓸었던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에 이어 배값 폭락마저 겹친 나주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5일 나주시에 따르면 지난 4월 첫 발견 이후 2개월여 동안 전남지역을 강타했던 AI로 인해 나주지역에서만 48 농가가 260여만마리를 살처분했다. 다행히 AI사태는 민ㆍ관의 합동 방역총력전으로 종료됐지만 이 때 피해를 본 농가들은 여전히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AI사태 당시 사육두수를 크게 줄인 데다 사료값은 지난해에 비해 절반 이상 올랐고 이 달에도 7~8% 정도 인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축산농가들은 사료값 뿐만 아니라 면세유 및 기자재 값과 인건비 등의 부담이 갈수록 늘어나 사육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나주지역 경제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던 배 농사마저 올해는 예년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풍작을 보인 배 재배 농민들은 예년 같으면 배를 팔아 '한몫' 두둑이 챙겼을 테지만 올해는 배값 폭락으로 배를 시장에 출하해봤자 생산원가에도 못미치는 바람에 농심에 멍이 들고 있다. 배 농가들은 '쥐꼬리'만한 배 값을 받아 이것저것 떼고 나면 남는 게 없어 내년 농사마저 기약하기 힘들다는 표정이다. 이처럼 지역경제에 돈이 돌지 않다보니 활기찬 모습을 보이던 나주 5일장의 분위기도 예년과 다르게 썰렁한 데다 식당가 역시 초저녁부터 아예 불이 꺼져 있기 일쑤다. 또 나주지역의 대표적인 농공단지인 동수ㆍ오량 농공단지업체를 비롯한 농공단지도 예외는 아니어서 최근에 한 업체가 부도로 문을 닫았고 관리비를 연체하는 업체들이 하나둘 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시장 상인은 "IMF때도 요즘처럼 힘들지는 않았다"며 "예전에는 시장에 나와 좌판을 깔면 그래도 몇만원 벌이는 됐는데 지금은 하루종일 앉아 있어봐야 1만원 벌기도 벅차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나주=조함천 기자 광남일보 제2사회부 gnib@gwangnam.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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