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훈 교수, YTN라디오 인터뷰
"재범관리에 더 많은 인력·자원 필요"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7일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조선(33)의 사이코패스 성향을 낮게 봤다. 그보다는 관심을 받기 위해 분노 범죄를 저지른 것에 가까워 보인다는 분석이다.
배 교수는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본인은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자신이 사이코패스라고 주장하는 사이코패스는 드물다"며 "분노 폭발 범죄를 사이코패스로 오인하기 쉽지만 이건 일종의 관심종자에 가까운 분노 범죄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조선이 주장하는 동기는 고려해야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의 범행 행동과 범행 후 언급,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봐서 동기를 분석해야 한다"며 "사회적인 불만, 개인적 불만을 사회적 다중에게 폭발시키는 것을 마치 광고하듯,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듯 이야기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모방범죄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조선은 경찰 조사에서 "남들보다 키가 작아 열등감을 느꼈다", "나보다 신체적·경제적 조건이 나은 또래 남성들에게 열등감을 느껴왔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배 교수는 조선의 과거 범죄 전력을 고려해 그의 재범을 관리했어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재범관리 프로그램에서 소년 범죄 경력과 성인 범죄 경력이 합산되지 않아 그 위험성이 낮게 평가됐다는 것이다.
그는 "재범관리프로그램이나 보호관찰관 등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범죄다"라며 "출소할 때 어떻게 이 사람의 재범을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소년범죄와 성인 범죄를 합산하지 않아서 실제 서류상으로 (범죄성이) 낮게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은 폭행 등 전과 3범에 소년부 송치 전력 14건이 있다.
배 교수는 이어 "이 정도의 위험성이 있는 범죄자라고 하면, 범죄경력이 시작된 소년 때부터 위험성 점수를 높게 줬어야 한다"며 "특히 이 범죄자는 보험사기부터 잡범 수준이었다가 갑작스럽게 (강력범죄로) 폭발하는 부분을 보면 아마 이 범인은 청소년기에 무슨 일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소년범죄가) 집계가 되지 않으니 보호관찰관은 모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선이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의자와 비슷하다고 봤다. 배 교수는 "돌려차기 범죄의 피의자도 누적된 범죄 경력이 있었고 거기에 따라서 일면식 없는 여성을 공격했는데, 조선도 비슷한 경로를 밟았다"면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의자도 소년범 때부터 나쁜 짓을 많이 하고 성인 돼서도 반복되고 교도소를 밥 먹듯이 왔다 갔다 하는데 기록상으로는 단절되니 합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합산해서 재범 가능성에 대해 관리해야 하는데 보호관찰관 1명이 200명 이상을 관리하다 보니 신경을 쓰고 싶어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어렵다"며 "더 많은 인력과 자원이 있으면 이런 범죄자들이 비교적 더 많이 관리할 수 있을 텐데 범죄가 터지고 나서 만시지탄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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