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 전원 북미권 멤버 걸그룹 프로젝트
박진영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챙겨
하이브도 하반기 걸그룹 론칭 계획
주요 엔터사가 최대 음악시장인 미국에서 '현지 육성'을 통해 아이돌을 론칭하는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현지 생산' 체제에 돌입한 셈이다.
포문을 연 곳은 JYP엔터테인먼트다. 미국 리퍼블릭 레코드와 손잡고 글로벌 걸그룹 론칭 프로젝트인 'A2K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JYP의 K팝 트레이닝 시스템 및 프로듀싱 능력을 바탕으로 전원 북미권 멤버로 구성된 걸그룹을 세상에 내놓는 것이 목표다. 미국 5개 도시 오디션을 거쳐 선별된 합격자를 대상으로 LA에서 2차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오디션 과정을 다룬 영상을 지난 14일에 이어 18일 다시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아메리칸 드림'의 중심에는 박진영 CCO(창의성총괄책임자)가 있다. 미국으로 건너가 직접 프로젝트를 챙겼다. 과거 박진영 CCO는 K팝을 3개의 세대로 분류했다. 1세대는 한국 콘텐츠를 수출하는 것, 2세대는 해외 인재를 발굴해 한국으로 들여오는 것, 그리고 3세대는 해외에서 직접 인재를 육성하고 프로듀싱하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 모타운 레코드를 모티브로 JYP를 설립했다"며 "제가 아이디어를 얻은 시장으로 돌아간다는 게 믿을 수 없을 만큼 감회가 남다르다"고 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음악 시장이다. 지난해 매출 규모가 263억달러(약 33조원)였다. 특히 방탄소년단(BTS) 등장 이후 K팝의 주요 소비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 상반기 미국 앨범 판매량 상위 10개 중의 9개가 K팝 음반이었다. 같은 기간 음반 수출에서도 일본(4852만달러)에 이어 미국(2551만달러)이 2위였다. 부동의 2위였던 중국(2264만달러)을 3위로 밀어냈다. 미국 스트리밍 시장 언어별 점유율도 영어와 스페인어에 이어 한국어가 3위(0.9%)다.
하이브가 추진 중인 미국 현지 걸그룹 론칭 프로젝트도 올 하반기에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하이브의 미국 법인인 하이브 아메리카가 미국 유니버설뮤직그룹의 주력 레이블(음반기획사)인 게펜 레코드와 협력 중이다. 하이브 역시 아이돌 ‘현지 생산’을 성장 모멘텀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걸그룹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북미 걸그룹 계보가 사실상 끊겨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피프스 하모니’가 2018년 활동을 중단한 이후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걸그룹이 없다. 국내 엔터사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걸그룹 데뷔는 역사상 가장 중요한 모멘텀"이라며 “흥행 시 한 그룹당 최대 예상 매출액은 5000억~7000억원, 영업이익은 500억원 정도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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