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 재개발 아파트 추가 공사비 갈등
분담금 약 170억원…세대당 5000만원 달해
"유치권 행사 불가피" vs "어르신들 내몰아"
부산의 한 재개발 아파트 시공사가 추가 공사비 분담 문제로 갈등을 겪던 조합원들의 현관문을 쇠봉으로 차단하는 일이 발생했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IS동서는 최근 공사를 완료하고 입주를 시작한 부산 영도구 동삼동 '오션라이프 에일린의 뜰'의 공사비 추가 분담 문제와 관련해 3일 조합원 소유 224가구에 대한 유치권 행사에 나섰다.
시공사는 조합원들의 무단 입주를 막기 위해 현관문 위아래로 쇠막대 2개를 설치하는 봉쇄 조치를 단행했다. 현관문에는 "당사의 허락 없이는 어떠한 경우라도 무단출입할 수 없다"는 내용의 '유치권 행사 공고문'이 붙었다.
시공사가 밝힌 공사비 인상 등에 따른 총 추가 분담금은 약 170억원으로, 가구당 5000만원에 달한다. 시공사 측은 “공사도급계약서 상 조합원 대상으로 추가공사 대금 발생 시 지급을 명문화한 규정이 있다”고 밝혔다.
시공사와 조합은 이를 누가 분담할지를 두고 입장 차이를 보인다. 시공사 측은 “원가 상승분에 대한 공사비 증액 관련 협의가 조합 측과 제대로 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유치권 행사를 했다”며 “조합 측에서 법적 조치를 취한다면 거기에 맞게 대응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조합 집행부와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며 조합 집행부를 교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조합원들은 시공사의 조처가 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고령인구가 많은 영도구 재개발사업이라 조합원 중에 영도에 오래 살던 60∼70대 어르신들이 많은데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적 분쟁은 진행하더라도 입주는 시킨 뒤 이야기해야 하고, 현관 벽을 훼손한 조치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합 측은 추가 공사비의 부당함도 다퉈가겠다는 입장으로, 법률 대응과 함께 집회 등 투쟁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아파트는 총 10개 동, 1228가구로 구성돼 있는데, 시공사가 사업시행자인 조합원 소유 224가구에 대해 유치권 행사를 명목으로 이런 조처를 한 것이다. 건물에 대한 유치권 행사는 주로 공사대금과 관련되며, 유치권자는 채권 전부를 변제받을 때까지 유치물을 점유할 수 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