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경찰, 자택 급습했더니
휴식 중 "생활비 필요해서…"
태국인 여자친구와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가짜 납치극'을 벌인 한 20대 한국인이 태국 경찰에 붙잡혔다.
5일(현지시간) 태국 파타야뉴스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전날 촌부리주 파타야에 거주하는 한국인 김모씨(24)를 체포했다.
사건은 김씨가 한국에 거주하는 부모에게 전화를 걸면서 시작됐다. 김씨는 부모에게 "방콕 쑤완나품 국제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 납치당했다"며 "폭행도 당했다"고 연락했다. 그는 이 통화를 마지막으로 부모와 연락이 두절됐다.
깜짝 놀란 김씨 부모는 곧바로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대사관의 신고를 받은 태국 경찰도 곧바로 구조작업에 착수했다.
경찰은 김씨의 주소를 확인한 후 직접 찾아갔다. 그러나 김씨는 집에서 태평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김씨는 경찰과 맞닥뜨린 후 집 뒤뜰로 도망쳤으나 곧바로 붙잡혔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함께 사는 태국인 여자친구와 지낼 자금이 필요했다"며 "부모에게 돈을 보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는데도 돈을 주지 않아 거짓말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납치되거나 폭행당한 적은 없다"고 시인했다.
또 경찰조사 결과, 그는 태국에 불법체류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의 비자 만료 기간은 497일가량 지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김씨는 현재 태국에 구금돼 수사받고 있다.
태국 언론 더타이거는 "법에 따라 김 씨는 벌금을 내거나 추방당할 수도 있다"며 "또 태국에 다시 오지 못하도록 블랙리스트에 오를 수도 있다"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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