뭄바이 증시 6만선 상승세에
그룹 주가 뛰면서 자산 1100억 달러
기술주 침체로 美 부호 자산은 감소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정책에 따른 기술주의 침체로 미국 부호들의 자산이 급감한 반면 인도 아다니 그룹의 가우탐 아다니 회장은 인도 증시 활황에 힘입어 재산이 증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가 추산한 10대 억만장자 지수에 포함된 부자 중 유일하게 아다니 회장의 자산만 늘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자사의 억만장자 지수를 인용해 아다니 회장의 개인 자산이 올해 들어 400억달러(50조8120억원) 늘어나 총 11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아다니 회장의 개인 재산이 570억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1년 만에 자산 규모가 두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아다니 회장은 지난 8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자를 제치고 세계 3위 부호 자리에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를 기점으로 인도 국내총생산(GDP)이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중앙은행인 RBI는 인도 경제가 2027년에 독일을, 2029년엔 일본마저 제치고 미국·중국에 이은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각국이 초고속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를 걱정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고속 성장 페달을 밟고 있는 인도로 글로벌 유동성이 몰리고 있는 이유다. 올해 인구가 14억명을 돌파해 내년이면 중국을 제치고 최대 인구 국가가 된다는 점, 영국의 식민지에서 영국 총리를 배출한 점 등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아다니 회장의 자산은 증식은 최근 인도 주식시장의 활황세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로 글로벌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해 인도의 대표 주가지수인 뭄바이 증시 선섹스 지수(SENSEX)는 지난달 초 6만선으로 뛰면서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주요국 증시 지수 중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상승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시장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증시 활황에 힘입어 아다니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아다니 엔터프라이즈의 주가는 1년 사이 115%가 뛰면서 아다니 회장의 자산 규모를 끌어올렸다. 아다니 전력의 주가 역시 1년 만에 186%가 뛰었다. 인도 최대 은행인 인디아 스테이트 은행 주가는 올해 25% 올랐으며, 앞으로 12개월 동안 비슷한 상승률을 또 기록할 수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했다.
아다니 그룹은 에너지 광산, 항만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인프라 대기업으로 최근에는 부동산 분야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플라스틱 중개상으로 사업을 시작한 아다니 회장은 1988년 아다니 수출을 창립한 뒤 항구 운영권, 광물 중개권 취득 등 인프라 분야로 사업군을 넓히며 글로벌 기업을 일궈냈다.
반면 미국 부호들은 미국의 긴축정책으로 기술주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자산 규모가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11월까지 상승세를 그리던 나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 34%가량 급락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의 억만장자들은 주가 폭락 등으로 올 한해 입총 6000억달러의 재산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손실을 입은 부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CEO)다. 머스크는 올해 들어 테슬라 주가가 70% 가까이 하락하자, 자산이 1150억달러 정도 줄면서 세계 부호 1위 순위를 내줬다.
그다음으로 자산 감소 폭이 큰 부호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로 올해 800억달러의 자산이 감소했다. 이 밖에도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창업자는 780억달러,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는 400억달러 재산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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