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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재초환 될까"…'대장동 의혹' 여파 개발이익환수제 전면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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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에 이익 찬성하던 국민의힘
개발이익환수 강화 개정안 발의

"부동산 시장, 민간 참여 제한 우려"
"시장 공급 기능 옥죌 수도"

"제2의 재초환 될까"…'대장동 의혹' 여파 개발이익환수제 전면 재검토 지난 달 24일 경기도 성남시청 인근 교차로에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기도의회 의원과 국민의힘 지역 당협위원장 이름으로 상반된 의미를 담은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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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김동표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을 둘러싼 논란으로 '개발이익환수제' 개선 방안 논의가 본격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거 민간에 이익을 더 주는 쪽으로 법안을 추진해온 국민의힘이 이를 제한하는 법안을 낸 상태여서 개발이익환수제가 강화될 분위기가 감지된다. 부동산 시장 논리가 배제된 채 정치적 공방으로만 논의가 이어질 경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처럼 정권 입맛에 따라 제도 유무가 좌우되는 누더기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개발이익환수제도 전반적 개선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도시개발법과 개발이익환수법 등 관련법의 개선 방향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개발이익환수 제도 전반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화천대유 방지법' 민간 이익 확 줄이나= 현행 도시개발법에는 공공 시행자와 민간 사업자가 공동 출자한 법인의 경우 이윤율 등에 제약이 없어 민간 사업자가 막대한 개발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


이 법안은 앞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이 발의해 통과됐다. 2015년 4월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소속 이장우·김도읍·김성태·김태원 의원 등 11명은 ‘개발이익 환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개발부담금 감면을 수도권 50%, 지방 100% 면제하자는 신설 조항이 포함됐다. 감면 기간도 늘어났는데 기존 ‘2014년 7월15일~2015년 7월14일’에서 ‘2018년 6월30일’까지로 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도 특례 적용을 받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 사업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연루돼 있다는 의혹으로 다소 반대되는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지난달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민간 사업자의 투자 지분은 50% 미만, 이윤율은 총사업비의 6%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도시개발법 일부 개정안을 낸 상태다.


"제2의 재초환 될까"…'대장동 의혹' 여파 개발이익환수제 전면 재검토 지난 달 24일 경기도 성남시청 인근 교차로에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기도의회 의원과 국민의힘 지역 당협위원장 이름으로 상반된 의미를 담은 현수막이 함께 걸려 있다. 현수막 너머로 성남시청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민간 이익을 축소 시킬 수 있는 장치를 두자는 것인데 여권의 기존 주장과 부합하는 것이어서 개발이익환수제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온 국민이 토건기득권의 실체에 대해 적나라하게 알게 되는 지금이야말로 '개발이익 완전 국민환수제'를 도입해서 불로소득 공화국을 타파할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제2의 재초환' 부동산 시장 혼란 우려= 개발이익환수장치 강화는 민간의 부동산 개발 참여를 차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다면 이익율 6%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업황이 어려울 때는 민간 참여의 상당한 제약 요인이 된다"며 "무작정 6%로 제한하기 전에 사업의 전망을 먼저 따져보는 등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싱공학과 교수도 "지나친 이윤 발생 부분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수는 있겠지만 사전적 기준이 강화되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했다.


더욱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정책은 혼란을 자초할 수 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가 바로 그 예다. 재초환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 가구당 이익이 3000만원을 초과하면 최대 50%를 세금으로 징수하는 제도다.



이명박 정부 시기인 2012년 재초환 시행을 일시 중단하는 법률안이 통과됐고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졌다. 일몰기한이 되자 2018년 문재인 정부는 재초환을 부활시켰다. 업계에선 재초환 부담금 부과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재건축이 막히면 공급이 줄고 집값 상승의 한 요인이 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도시개발은 그 자체로 리스크가 큰 데, 이익을 과도하게 제한할 경우 민간사업자의 참여 유인이 떨어진다"며 "도시개발사업의 진행을 막아 시장의 공급기능을 옥죄는 등 제2의 재초환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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