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순위청약 6개 단지 중 5곳 미달
단지규모·입지가 관건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도 원인
[아시아경제 황서율 기자] 수도권에서 무순위 청약에 나선 아파트 6개 단지 중 5곳에서 또 줄줄이 미달이 발생했다. 대출 규제가 여전한 가운데 단지 규모, 입지환경을 고려한 수요자들의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최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수도권 단지 6개 중 5개 단지에서 수요가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리버리치는 7차 무순위 청약에서도 주택형 84㎡C·G타입에서 5가구가 미달됐으며, 경기 부천시 원종 아이원시티는 106가구를 모집했지만 무려 75가구가 미달됐다. 이 외에도 송도 럭스 오션 SK뷰(3가구), 경기 수원시 서광교 파크뷰(3가구),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역 월드메르디앙 스마트시티(4가구)에서 무순위 청약에서도 청약자 수를 채우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줍줍’이라고 불리는 수도권 무순위 청약에도 미달 사태가 일어난 것을 두고 수요자들의 ‘옥석가리기’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달 성적표를 받은 5개 단지들은 소규모 단지로 이뤄져 있다. 부천원종 아이원시티(106가구)는 100가구를 겨우 웃돌고, 서광교 파크뷰(57가구), 의정부역 월드메르디앙 스마트시티(15가구), 송도 센트럴 리버리치(21가구), 송도 럭스 오션 SK뷰(16가구)는 100가구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부동산R114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분양된 100가구 이하 아파트 단지의 정당계약 미달률은 26.7%에 달했다. 1000가구를 초과하는 아파트 단지의 미달률 4.2%에 비교하면 6배 높은 수치다.
입지환경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광교 파크뷰의 경우 가장 근거리에 있는 역인 광교역에서 도보로 41분, 버스로도 20분 걸리는 거리에 있다. 한 부동산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교통이나 인프라로 봐서는 진짜 아닌데 무주택자라 미계약분 청약이라도 넣어야 할지 고민이 든다"는 취지의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시세보다 저렴하지 않은 분양가도 미달 사유 중 하나로 꼽힌다. 부천 원종 아이원시티의 경우 주택형 74.51㎡D(5층)의 분양가는 5억9300만원에 형성돼있다. 비슷한 면적인 인근 해윰아파트(71㎡)의 분양가 4억5000만원보다 1억4300만원이 높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아파트를 구매해 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청약의 장점도 누리기 어려운 것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된 서울 영등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은 작은 규모(106가구)에도 불구하고 정당계약에서 청약접수를 마감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청약 성적에는 상대적 분양가가 중요하다"며 "입지가 나쁘고 소규모 단지라도 분양가가 낮으면 청약 성적이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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