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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재개발 구룡마을 전입신고도 실거주 목적이면 수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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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재개발 구룡마을 전입신고도 실거주 목적이면 수리해야" 서울 양재동 서울행정법원./사진=서울행정법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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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도시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구역이라도 실제 거주를 목적으로 한 전입신고는 수리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신명희)는 80대 남성 A씨가 서울시 강남구 개포1동 동장을 상대로 낸 전입신고 수리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고는 전입신고지에서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전입신고를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A씨는 함께 살던 부인이 세상을 떠나자 지난해 7월 아들이 세대주인 구룡마을에 전입신고를 했다.


하지만 관할 주민센터는 "구룡마을은 도시개발사업 도시개발구역 지정과 개발계획 수립, 지형도면을 고시한 지역으로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제한하고 있다"며 수리를 거부했다.


이에 A씨는 개포1동 동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아내가 사망할 무렵 아들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기로 하고 전입신고지에서 거주했다"며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전입신고를 했는데도 이를 거부하는 것은 주민등록법 6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등록법 제6조 1항은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으로 그 관할 구역에 주소나 거소를 가진 사람에 대해 시장이나 군수, 구청장이 주민등록법에 따라 등록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대법원은 앞서 30일 이상 실제 거주할 목적으로 전입신고를 한 것이 인정되면 행정청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한편 개포1동 측은 이미 도시개발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로 이 같은 상태에서 A씨에게 실거주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만 85세의 고령인 원고가 오래도록 배우자와 둘이서 거주하다가 배우자가 사망하자 큰아들과 거주하기 위해 전입 신고지로 거처를 옮기게 되었다는 경위에 수긍이 간다"고 전제했다.


이어 "원고의 휴대전화 통화 발신 지역 자료에 의하면 2021년 4월 8일부터 2022년 1월 18일까지 발신 지역이 전입 신고지 근처로 돼 있다"며 "이 기간에 원고가 전입 신고지 또는 근처에서 대부분 생활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재판부는 "개포1동 주민센터 담당자는 세 차례 불시에 전입 신고지를 방문해 원고가 거주하는지 조사했는데, 매번 원고가 신고지에 있음을 확인했고 원고의 옷가지 등이 있는 사정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의 주장이 법리에 배치될 뿐 아니라 구룡마을 사업시행자가 수립한 이주대책과 보상대책에 따라 주민들이 이주를 완료할 때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원고에게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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