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인당 GNI 3만6624달러…전년比 1.2%↑
고환율 영향 3만6000달러대 머물렀으나
전년 이어 일본·대만 1인당 국민소득 뛰어 넘어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 세계 6위 유지 예상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6624달러를 기록했다. 고환율 영향 등에 2023년 대비 소폭 오르며 3만6000달러대에 머물렀으나, 전년에 이어 일본과 대만의 1인당 GNI를 뛰어넘었다.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기준으로 세계 6위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각각 0.1%, 2.0%로 지난 1월 발표한 속보치와 같았다.

1인당 GNI 3만6624달러…인구 5000만 국가 중 세계 6위 유지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6624달러로 2023년 3만6194달러보다 1.2% 늘었다. 원화 기준으로는 4995만5000원으로 5.7% 증가했다. 1인당 GNI는 한 해 동안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것으로 국민 생활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 지표다.
우리나라 1인당 GNI는 2014년(3만798달러) 처음 3만달러 시대를 연 후 2021년 3만7898달러까지 몸집을 키웠다. 그러나 2022년 3만5000달러 선(3만5229달러)으로 다시 내려앉았다가 2023년 3만6000달러(3만6194달러)를 회복, 지난해 역시 3만600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강창구 한은 경제통계2국 국민소득부장은 "지난해 1인당 GNI 증가율이 1.2%로 나왔으나 지난해 명목 GNI 증가율은 5.8%였다"며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평균 환율 기준으로 4.5% 상승하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한 영향"이라고 짚었다.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년 대비 58.57원 오른 1363.98원에 달하는 등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GNI는 전년에 이어 일본과 대만 수준을 뛰어넘었다. 강 부장은 "대만은 대만 통계청 발표 자료 기준 지난해 3만5188달러를 기록했고, 일본은 발표된 전체 GNI 금액에 환율과 인구수를 적용해 계산한 결과 3만4500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집계됐다"며 "전년과 마찬가지로 일본, 대만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달러 기준 1인당 GNI에 영향을 미치는 각국 통화가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일본의 엔화 가치 절하율은 7.4%로 한국 원화(4.3%)보다 높았다. 대만달러는 3.0%였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GNI는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 전년에 이어 6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다음이다. 이탈리아의 지난해 1인당 GNI는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 자료 활용 시 3만8500달러 근방으로 관측됐다. 1인당 GNI 4만달러 달성 시기는 환율 안정 등을 전제로 했을 때 여전히 '수년 내'로 예상했다. 강 부장은 "명목 GNI는 일부 위기 상황을 제외하면 계속 증가하는 흐름이지만 환율의 영향이 크다"며 "IMF에서 2027년 4만1000달러를 예상했었으나, 이후 우리나라 환율 변동성이 커진 점 등을 고려하면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실질 GNI는 전년 대비 3.5% 증가, GDP 성장률을 큰 폭 상회했다.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38조1000억원에서 31조6000억원으로 줄었으나,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 무역 손실이 91조4000억원에서 53조1000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경제성장률, 4분기 0.1%·작년 2.0%…속보치 동일
우리나라의 지난해 4분기 실질 GDP 성장률(잠정치·전 분기 대비)은 0.1%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지난 1월 발표한 속보치와 같은 수치다. 다만 속보치를 낼 때 이용하지 못했던 연말 일부 실적을 반영한 결과, 수출(0.5%포인트)과 정부 소비(0.2%포인트), 수입(0.2%포인트)은 속보치 대비 늘었다. 반면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각각 1.3%포인트, 0.4%포인트 하향 수정됐다.
경제 활동별로 제조업은 화학물질과 화학제품,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0.2% 증가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4.1%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부동산업,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이 줄었으나 금융과 보험업, 의료,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이 늘어 0.4% 늘었다.
지출 항목별로 민간소비는 승용차, 전기·가스 및 기타 연료 등 재화 소비가 줄었으나 의료, 교육 등 서비스 소비가 늘어 0.2% 증가했다. 정부 소비는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0.7% 늘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4.5%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승용차 등 운송장비가 줄었으나 반도체제조용장비 등 기계류가 늘어 1.2%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0.8% 증가했고, 수입은 기계 및 장비 등이 늘어 0.1% 증가했다.
지난해 실질 GDP는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 역시 속보치와 동일했다. 경제활동별로는 건설업이 감소 전환했으나 제조업은 증가 폭이 확대됐다. 지출항목별로는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하고 건설투자가 감소 전환했으나 수출, 정부 소비, 설비투자는 각각 증가 폭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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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우리나라 GDP디플레이터는 2023년보다 4.1% 상승했다. 직전 해 1.9%보다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됐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수출입 등까지 포함한 전반적 물가 수준이 반영된 거시경제지표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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