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두바이서 생산됐다고 오인할 우려"
앞으로 독일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무관한 지역에서 생산한 초콜릿을 ‘두바이 초콜릿’이라는 이름으로 팔면 안 된다.
연합뉴스는 14일 퀼른지방법원을 인용해 법원이 두바이에서 초콜릿을 수입하는 유통업체 빌메르스가 슈퍼마켓 체인 알디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알리안 두바이 수제 초콜릿' 판매를 금지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알디는 튀르키예에서 수입한 초콜릿에 이 같은 이름을 붙여 슈퍼마켓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 초콜릿은 통상적인 '두바이 초콜릿'처럼 중동 지역 얇은 면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크림을 넣었다. 초콜릿 포장 뒷면에는 튀르키예에서 생산했다고 쓰여 있다.
법원은 제품명이 오해를 불러일으킨다고 봤다. 그러면서 "실제로 두바이에서 생산돼 독일로 수입됐다고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상표법에 따라 두바이에서 생산됐거나 두바이와 특별한 지리적 관계가 있는 제품만 '두바이 초콜릿'이라는 이름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체 발메르는 '두바이 초콜릿'이라는 이름의 제품을 판매하는 다른 슈퍼마켓 업체에도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이번 판결은 리들과 초콜릿 전문업체 린트와의 향후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바이 초콜릿은 세계 각지에서 인기를 끌면서 직접 만들어 먹는 유행마저 생길 정도로 인기다. 이에 두바이 초콜릿을 특정한 성분과 제조방식을 가리키는 일반명사로 볼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상표권 전문 변호사 콘스탄틴 레하그는 매체에 "소비자들이 두바이 초콜릿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두바이를 원산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탈리안 샐러드와 빈 슈니첼(돈가스) 같은 용어가 평균적 소비자에게 일반명사로 인식된다는 판례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두바이 초콜릿은 국내에서도 인기다. 해외에서 유행이 시작된 제품이지만 오히려 국내 편의점에서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끈 것이 특징이다. 편의점 CU는 지난해 택스 리펀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구매한 상품은 두바이 초콜릿으로 나타났다. 두바이 초콜릿은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며 히트 상품으로 지난해에만 약 200억원에 달하는 물량이 팔려나갔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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