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매출 30% 플랫폼에 지불"
"어쩔 수 없이 전용 판매가 운영"
도시락 프랜차이즈 '한솥도시락'(한솥)이 앞으로 배달 플랫폼 판매가를 별도로 운영한다. 즉 동일한 제품이라 하더라도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내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더 높아진다는 뜻이다.
앞서 한솥은 지난달 26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최근 상기 세 배달 플랫폼이 무료배달 서비스에 따른 각종 비용을 지속해서 인상하고 있다"며 "그 모든 비용을 가맹점에 부담해 배달 매출의 약 30%를 배달 플랫폼에 지불하게 돼 가맹점 수익이 남지 않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배달 앱 경쟁이 과열되면서 배민 등 일부 업체는 '무료 배달'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한솥은 이런 무료 혜택의 비용을 자사 가맹점이 떠안게 됐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이다. 업체는 "어쩔 수 없이 (배달 앱) 전용 판매가를 운영하게 됐다"며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솥은 배달 앱 세 플랫폼의 메뉴 가격이 기존 가격과 어떻게 다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현재 홈페이지에 등록된 판매 가격과 배달 플랫폼 내 가격을 대조해 보면, 배달 앱 주문 시 일부 메뉴의 가격은 800원가량 더 비싸게 책정됐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누리꾼 사이에선 논란이 일었다. 전날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늘 자 한솥도시락 공지 내용'이라는 제목으로 한솥의 이중가격 도입 관련 설명 글이 여러 건 게재됐다.
일부 소비자들은 "배달 부담 때문이라고 감안해도 너무 비싸다", "차라리 배달 끊고 그냥 (도시락을) 가지러 가겠다" 등 불만 섞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솥의 조처에 공감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자신을 자영업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배달비, 부가세 등을 포함하면 매출 25%가 (배달로) 날아간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앞서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 유명 햄버거 프랜차이즈와 메가MGC커피, 컴포즈 등 커피 체인점도 이중가격제 도입을 공식화한 바 있다.
배달 앱 수수료 문제는 업계 내 뜨거운 감자가 된 지 오래다. 배달 앱과 가맹점 업주 사이 갈등을 해소할 목적으로 지난 7월 정부 주도로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출범하기도 했다. 이 협의체는 지난달 24일 기준 5차 회의까지 주최했으나, 아직 뚜렷한 상생안은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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