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초과 집행 전망, 연간 순이익 상회하는 투자 집행
한국시멘트협회는 12일 올해 설비투자 계획 총 6076억원 중 현재 5892억원을 집행해 달성률이 97%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대로면 연말에는 당초 계획을 초과한 투자액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멘트업계는 장기적인 건설경기 침체로 시멘트 출하 급감, 재고 급증 등의 이중고에도 국내 시멘트업계가 제품 생산 중에 발생하는 환경영향을 낮추기 위한 설비투자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기준에 선제 대응하고 글로벌 이슈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탄소중립 조기 달성을 위해 허리띠를 조이기보다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가 더 시급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해를 거듭할수록 급증하는 투자 규모를 감당하느라 올해 예상되는 순이익 전부를 투입해야 하는 현실에서 향후 예상되는 전기요금 인상, 주요 원부자재 가격 급등 등의 여파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에 대한 고민은 점점 커지고 있다.
시멘트업계는 최근 5년간 급속하게 설비투자 재원을 확대하고 있다. 2020년 3429억원에 그쳤던 투자 규모는 올해 두 배에 가까운 6076억원이 계획됐다. 환경영향 저감을 위한 투자가 전체 투자액의 약 80% 수준인데, 여기에는 선택적 촉매환원(SCR) 설치 비용은 제외돼 있다. 향후 SCR 설치에 본격 나설 경우 투자 규모는 급증할 전망이다.
올해 설비투자 조기 집행 기조는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 기준 강화에 대비해 오염물질 저감 시설 투자 등을 최대한 앞당기고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순환자원의 안정적인 사용 확대를 위해 관련 시설의 신설 및 증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시멘트업계 내부에서도 향후 설비투자 집행이 순조롭게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불안한 시선이 많다. 장치산업 특성상 안정적인 설비투자를 위해서는 재원 확보가 최대 관건이지만 오히려 올 상반기 출하 급감(12.3%↓), 재고 급증(15.6%↑)으로 실물지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반기 예정된 전기요금 인상까지 고려하면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특히 전기요금은 시멘트 제조원가 중 유연탄 조달 비용과 함께 원가 비중이 가장 높다. 지난해 유연탄 조달 비용이 다소 안정화되었지만 전기요금 인상이 이를 상쇄해 반사이익을 얻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상반기에 회원사들이 3194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지만 설비투자 계획을 고려하면 올해 예상되는 순이익은 고스란히 환경영향 저감 등을 위한 설비투자에 투입된다"면서 "일시적인 기저효과가 반영된 상반기 실적은 외화내빈(外華內貧)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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