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극재 공급망 위기…제도적 지원 필요
포스코퓨처엠의 올해 천연흑연 음극재 공장 가동률이 40%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배터리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공장 가동률은 2021년 70%대에서 2022년 60%대, 2023년 50%대 등으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40%대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매출은 9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239억원에 비해 약 19.6%가 떨어졌다.
배터리 4대 핵심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는 충전 속도와 수명에 영향을 준다. 낮은 전력 비용, 저렴한 인건비 등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이 생산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소재다. 포스코퓨처엠을 제외하면 현재 음극재 점유율 10위권 내 기업은 모두 중국 기업들이다. 음극재 핵심소재인 흑연의 경우에도 중국산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한국무역협회 조사 결과 지난해 국내 천연흑연의 97.2%, 인조흑연의 95.3%를 중국 수입에 의존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포스코퓨처엠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등으로 수요 감소 악재까지 만났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중국산 흑연을 배제하는 '외국우려기업(FEOC) 규정'이 오는 2026년까지 2년간 유예되면서 국내 배터리사들 마저 값싼 중국산 음극재로 몰려든 것도 사업 위축의 이유다. 당초 배터리소재 업계 안팎에서는 글로벌 음극재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대체재로 포스코퓨처엠이 본격적으로 떠오를 것으로 봤다. 그러나 FEOC 규정 적용이 2년 유예되면서 배터리사들이 2026년 말까지는 값싼 중국산 음극재를 쓸 수 있게 됐되면서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매출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힌 셈이다.
불과 10개월전만해도 음극재 공급망은 배터리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지난해 연말 중국 정부는 음극재 원료인 고순도 흑연의 수출을 통제하겠다는 조치를 발표했다. 핵심 소재의 수급을 옥죄면 국내 배터리의 생산 자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포스코퓨처엠은 열악한 음극재 공급망 상황에서 유일한 대항마로 부각됐다. 산업계에서는 향후 음극재 공급망 강화를 위해서라도 보조금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2024년 경제분석 및 산업통상자원 정책방향 연구' 보고서에서 "배터리 업종은 중국의 전기차 생산 보조금, 미국의 셀 생산 보조금과 같이 국내 음극재 공장에 대한 생산 보조금을 검토해야 한다"며 "포스코퓨처엠이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지만 공장 가동률이 40%대로 낮아 생산에 대한 보조금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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