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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서 분만 병원 찾아 뺑뺑이…'천조국'도 산부인과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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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농촌 지역 57% 산부인과 없어"
분만실까지 도시선 20분, 농촌선 40분 이상
산부인과 의사 부족에 높은 유지 비용 영향

국내에서 산부인과 병원이 부족해 다른 지역으로 '원정 출산' 가는 경우가 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도시가 아닌 지역에서 산부인과 병원을 찾기 어려워 분만 시 임산부가 구급차를 타고 장거리 이동하는 일이 늘어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발표된 미국 의료보험개혁센터(CHQPR)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의 농촌 지역 중 57%가 산부인과 병동이 없어 출산 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농촌서 분만 병원 찾아 뺑뺑이…'천조국'도 산부인과 부족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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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5월 중 미국 내 19개 병원에서 분만 환자를 받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년간 분만을 하지 않기로 한 병원 수는 29개였다. 신시내티, 밀워키, 샌디에이고 교외 지역 산부인과 병원이 문을 닫았고, 이 지역 여성들은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한다.


농촌 지역에 산부인과 병원이 줄면서 도시 지역 임산부는 필요할 경우 20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할 수 있지만, 농촌 지역은 임산부가 분만하기 위해 40분 이상 떨어진 병원으로 향해야 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임산부가 산부인과 병원을 가기 위해 차로 30분 이상 이동할 경우 산전 검진을 받는 비율이 줄고 제왕절개 비율이 늘며 병원으로 이동하는 중 출산하는 일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은디디아마카 아무타 오누카가 터프츠대 의대 교수는 "망가진 시스템을 고치려고 하지 않으면 산부인과 병동이 계속해서 사라질 것이고 결국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치료 접근성을 제한하고 사람들을 지역 사회에서 밀어내는 건 결국 산모를 더욱 아프게 한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미국에서 산부인과 병원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이유로 ▲인력 부족 ▲높은 병원 유지 비용 ▲출산율 감소 등 세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미국 의료 당국에 따르면 미국 내 산부인과 의사는 2018년 약 5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시 수요보다 1000명 정도 부족한 수준이었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미 의료 당국은 2030년 미국 내 산부인과 의사가 약 5000명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방정부에서 레지던트 자금 지원이 1997년 이후 늘어나지 않으면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다고 미국 의료계는 진단하고 있다.


농촌서 분만 병원 찾아 뺑뺑이…'천조국'도 산부인과 부족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의료진이 부족할 뿐 아니라 산부인과 병원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산부인과 의사의 과실에 대비한 보험료가 연간 15만달러(약 2억원) 이상으로 외과 전문의보다 높은 편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 산부인과 병동을 운영하려면 마취과 의사와 분만 간호사 등 전문 인력이 24시간 일하는 환경이 필요하다.


이처럼 높은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다 보니 적자를 감당해야 하는 병원 입장에서는 산부인과 병동을 폐쇄하는 결정을 내리기 쉽다는 것이다. 미국 의료 컨설팅 업체인 카우프만 홀의 에릭 스완슨 데이터 분석 담당 수석 부사장은 "아기를 분만하는 건 큰 비용을 요구한다. 그렇다 보니 병원이 재정적으로 어려울 경우 재정 삭감이 필요한 분야로 꼽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출산율이 점차 떨어지는 점도 산부인과 병원이 줄어드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의 여성 1인당 출산율은 2021년 기준 1.66명으로 2007년(2.12명) 이후 빠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15~44세 여성의 숫자는 늘고 있지만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 수는 1년 전에 비해 7만20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산부인과 병원이 사라지면서 분만 인프라가 붕괴하는 현상은 국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대한분만병의원협회, 대한모체태아의학회, 대한주산의학회, 대한산부인과초음파학회는 지난 6월 분만 병원을 유지하기 위해 산과 의사 양성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적정 수준의 지역별 분만 병·의원을 확보해 국가 차원에서 분만 인프라를 재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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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에 따르면 조산원을 포함한 분만 병원 수는 2003년 1371곳에서 2012년 739곳, 2017년 582곳, 2022년 470곳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20년 새 65.8%가 사라졌다. 전국 시·군·구 250곳 중 22곳은 산부인과 병원이 없으며 산부인과 병원은 있어도 분만실이 없는 시·군·구는 50곳에 달한다. 분만 병상 수와 병실 수도 모두 감소하고 있다. 이들은 안전한 분만 인프라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분만 기관 수를 700여개로 봤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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