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외식산업지수 1분기보다 하락
구내식당·카페 등 안정적 매출 유지
주점·출장음식점업 어려움 가중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장기간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외식업계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구내식당과 카페 등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기호식품인 주점업 등의 타격이 특히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75.6으로 1분기(79.28)보다 3.6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최고 수준의 상승 폭을 기록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음에도 그동안 누적됐던 고물가로 인해 국민들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국내 외식산업의 경제 상황을 파악하는 지표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이 감소한 업체가 증가한 업체 대비 많다는 것을 뜻한다.
기관 구내식당업은 2분기 지수가 99.11로 1분기 대비 2.41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가장 높은 지수 수준을 유지했다. 주로 회사나 학교, 병원 등에서 운영되는 기관 구내식당업은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가지고 있는 만큼 매출액 변동이 적은 편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에도 운영되며 수요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다. 많은 기관 내 구내식당이 장기계약을 통해 운영되는 만큼 불확실성이 덜하고, 최근 외식물가 상승으로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구내식당에서 식사하는 경향이 늘어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카페 등이 속한 비알코올 음료점업도 84.53으로 1분기 대비 1.09포인트 하락하며 선방했다. 고물가 상황에도 저가형 커피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증가해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수를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진현정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커피숍은 단순한 음료 제공을 넘어 사회적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모임이나 작업을 하기 위해 커피숍을 계속 이용하고,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강력한 브랜드 충성도도 가지고 있어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꾸준한 고객 기반을 유지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점업은 2분기 지수가 70.93으로 1분기보다 1.25포인트 하락해 관련 업종 중 가장 낮은 지수를 기록했다. 경제 불황과 물가 상승으로 기업과 개인의 경제적 부담이 증가하면서 술집 방문 등 필수적이지 않은 지출을 줄이려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 현상의 장기화로 인한 회식 부담, 택시비 상승 등의 요인으로 당분간 낮은 수준의 지수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부분의 업종에서 지수가 하락한 것은 소비심리 위축의 결과일 수 있는 만큼 이를 회복시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강화하고, 시즌 메뉴 개발과 가격 할인 이벤트 등을 통해 소비를 촉진해야 한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메뉴 차별화와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고, 고객층을 세분화해 마케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3분기 경기전망지수도 2분기와 비교해 낮게 나타나 외식업 경기지수도 하락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여름철 성수기와 계절 메뉴의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출 회복과 내수 부진이라는 기조적 흐름이 크게 변하지 않고 있어서다. 이른 폭염과 장마 등 기상 요인도 존재해 다음 분기 지수 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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