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일본 사교육 시장 흔든 마작…"IQ 올라간다"에 엄마들 들썩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31초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글자크기

복잡한 룰·점수계산법에 "사고력에 좋다" 각광
4세 어린이도 수업들을 정도로 인기
프로 리그 열리며 도박→스포츠 이미지 변신
드라마·만화 소재로도 활용

일본에서 아이들 사교육으로 마작이 뜨고 있다. '도박' 이미지가 강했던 마작이 아이들 사고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일본 엄마들 사이에서 새로운 교육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NHK는 도쿄 시내 어린이 대상 마작 교실마다 만석이 안 된 곳이 없을 정도로 마작이 사교육 열풍 중심에 있다고 보도했다. NHK는 도쿄 시나가와구의 한 문화센터 어린이 마작 교실 사례를 소개하며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중학생까지 학생들로 꽉 들어차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신청자가 많아 마작 패의 한자를 읽을 수 있고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있는 아이들로 수업 참여 조건을 설정했지만, 수업 개설 1년 반 만에 신규 회원이 2배로 늘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4살배기도 수업에 나오는가 하면 도쿄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인 도치기현에서 수업을 들으러 오는 학생이 있을 정도다.


일본 사교육 시장 흔든 마작…"IQ 올라간다"에 엄마들 들썩 도쿄 시나가와구 문화센터에서 열린 어린이 마작 교실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사진출처=NHK)
AD

이같은 인기는 마작이 일본에서 두뇌 스포츠로 떠오르면서 시작됐다. 복잡한 규칙과 점수 계산 방식이 사고 능력을 길러준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NHK는 히가시지마 다케후미 요코하마시립대병원 의사 논문을 인용, "규칙을 모르는 6~15세 어린이 20명에게 1년간 마작을 하게 한 뒤 IQ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알아봤는데 평균치가 106.05에서 113.75로 올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향상된 것은 처리 속도"라며 "패를 외우거나 생각하며 손을 움직이는 등 정보처리를 하기 때문에 단기 기억과 집중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작 프로 리그가 생기는 등 양지화가 진행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에서 마작장은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출입이 불가할 정도로 '마작=도박'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6년 전 일본에서 마작대회 'M 리그'가 생기면서 변화하기 시작했다. M 리그는 마작의 나쁜 이미지를 씻기 위해 창설된 프로 리그로, 경기는 일본 최대 OTT 채널 아베마의 마작 채널에서 생중계될 정도로 고정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산토리에서 판매하는 유명 캔 커피 브랜드 보스와도 협업해 다음 달부터 보스 마크가 들어간 마작 패가 출시될 예정이다.


일본 사교육 시장 흔든 마작…"IQ 올라간다"에 엄마들 들썩 프로 마작 대회 'M리그'의 경기 장면.(사진출처=NHK)

여기에 TV 드라마와 만화 소재로도 등장해 친숙함을 더하고 있다. 아침드라마 '호랑이에게 날개(토라니츠바사)'에서는 법조인 여자 주인공이 마작을 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남자 선배가 주최한 마작대회에 주인공이 참가 의사를 밝히자 '여자가 무슨 마작을 한다고'라고 거절당하고, 이를 계기로 주인공이 마작에 발을 들여 몰두한다는 설정이다. 이후 어머니와의 심각한 대화도 마작을 하면서 물꼬를 트는데, 패를 주고받는 모습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오버랩시킨 장면이 주목받기도 했다. 출판사 고단샤는 지난해 9월부터 여고생이 마작을 즐기는 내용의 만화 '폰노미치'를 잡지에 싣고 있다.


일본 사교육 시장 흔든 마작…"IQ 올라간다"에 엄마들 들썩 지난해 9월 오카야마현에서 개최한 '건강 마작 전국대회'에서 연령대와 상관없이 선수들이 마작을 두고 있는 모습.(사진출처=NHK)

일본 생산성본부가 발간한 레저 백서에 따르면 2020년 400만명이었던 마작 인구는 2022년 500만명으로 뛰어올랐다. M 리그는 사교육으로 마작에 입문하는 초등학생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 초등학생 리그도 신설했다. 학교 동아리 활동에도 마작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는데, 지바현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지난해부터 4~6학년을 대상으로 '건강 마작 클럽'이라는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NHK는 "마작은 이제 단순한 오락이 아니다"라며 "커뮤니케이션 도구, 교육 수단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