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여고생 "딥페이크 영상에 내 얼굴 있다" 경찰 신고

대전시 교육청·대전 경찰서에 각각 신고

최근 대학가에 이어 10대 학생들 사이에서도 딥페이크 불법 합성물 범죄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7일 대전 여고생 1명이 첫 피해 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는 27일 대전경찰청과 대전시교육청을 인용해 이날 오후 1시 30분께 대전 지역 여고생 A양이 딥페이크 영상물에 본인의 얼굴이 합성돼 유포된 사실을 확인하고 시 교육청과 대전지역 한 경찰서에 각각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딥페이크는 인공지능(AI) 기반 합성 이미지다. 지인의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물을 만들어 유포하는 사건이 전국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광주남부경찰서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 예방 안내문 일부[사진출처=연합뉴스].

대전 경찰은 A양 신고 건을 대전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로 이첩해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시 교육청은 지난 26일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범죄 특별주의보’를 선제적으로 발령하고 학교별 담당 장학사,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피해 사례를 파악·수합하고 있다.

또 일선 학교에 긴급공문을 보내 피해 사례 확인 시, 시 교육청과 경찰에 바로 신고해달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후 대전교육청은 고등학생 3명으로부터 전날 오후 6시까지 딥페이크에 해당하느냐는 2~3건의 문의 전화를 받았다. 이들 중 한 학생이 피해자로 특정된 것이다.

최근 수도권 한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사진을 악용한 단체 대화방 운영자 등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이른바 ‘겹지인방’(겹지방)이라는 이름으로 참가자들이 서로 같이 아는 특정 여성의 정보를 공유하고 딥페이크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등의 방식으로 성희롱을 일삼았다.

대학은 물론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전국 지역·학교별로 세분된 텔레그램 대화방이 다수 만들어져 대화방마다 수천 명이 참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0개가 넘는 메시지가 공유된 대전 지역 대화방도 잇따라 확인됐다. 최근까지 이 대화방에는 특정 여고 이름과 특정 지역에 거주 중인 여대생들의 실명 등이 공유됐다.

SNS에는 딥페이크 영상물이 만들어진 지역과 학교 명단도 공유되고 있다. 대전과 충남 천안 지역 중·고교 수십 군데와 지역 대학교도 명단에 올라와 있다.

이에 시 교육청은 다음 달 6일까지 특별 교육주간을 운영, 디지털 성범죄 피해 대응 요령과 성 인지 감수성 향상 교육 등을 진행하는 한편, 추가 피해 신고 건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최근 딥페이크를 활용한 성적 합성물 등이 확산함에 따라 피해 상담 및 피해자 지원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해달라고 27일 밝혔다. 여가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내 설치된 디성센터는 성적 허위 영상물 관련 상담, 삭제지원 및 유포 여부 모니터링, 수사·법률·의료(심리상담치료 등) 지원 연계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