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주디 덴치, '샹치' 아콰피나 등
9월 '커넥트' 앞두고 계약 성사 조바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서비스하는 메타가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과 접촉했다. 메타는 인공지능(AI) 프로젝트에 목소리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며 이들에게 수백만달러를 제시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타는 할리우드 유명 배우인 주디 덴치, 아콰피나, 키건-마이클 키의 대리인들과 관련된 논의를 하고 있다.
주디 덴치는 1934년생의 영국 배우로 영화 007에서 M16 책임자 'M'역으로 잘 알려졌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엘리자베스 여왕 역을 맡기도 했다. 최근에는 황반변성으로 시력을 거의 잃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아콰피나는 중국계 아버지와 한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 유명 배우다. 영화 '샹치', '페어웰', '퀴즈 레이디' 등에 출연했다.
키건-마이클 키는 코미디언 조던 필과 함께 '키&필'로 활동해 명성을 얻었다. 최근 영화 '웡카'의 경찰서장 역으로 등장했다. 2015년 백악관 출입 기자단 연례 만찬회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분노통역사'로 등장하기도 했다.
메타는 오는 9월 연례행사인 '커넥트'에 앞서 계약을 성사하기 위해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메타가 9월 행사에서 AI 음성 비서와 관련된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타는 일부 연예인과는 사용 조건에 합의하지 못해 협상이 여러 번 중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포괄적인 사용을 확보하려 했으나, 배우 측에서 구체적인 용도를 지정하길 원했다.
메타가 유명 배우들의 목소리를 어디에 사용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시리와 같은 디지털 비서 또는 친구 역할을 하는 챗봇에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메타는 지난해 커넥트 행사에서 메타 AI를 발표하며 드웨인 웨이드와 패리스 힐튼 같은 유명인에게서 영감을 받은 텍스트 기반 페르소나 챗봇을 공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는 그들의 이미지만을 사용했을 뿐 실제 목소리는 사용하지 않아 별 반응을 얻지 못하고 폐기됐다.
유명인의 목소리를 기업이 사용하는 것은 사회적 및 법률적 저항이 강하다. 오픈AI는 6월 13일 공개한 '챗 GPT(ChatGPT)-4o'에서 스칼렛 요한슨의 목소리를 사용하려다 실패했고, 이후 유사한 톤의 AI 목소리를 만들었다 역풍에 휘말렸다.
스칼렛 요한슨은 법적 대응을 시사하며 "가장 친한 친구들과 언론에서도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내 목소리와 비슷한 음성을 사용한 것에 충격을 받았고 분노했다"며 "우리 모두 딥페이크의 위험에 처해있으므로 개인의 권리가 보호될 수 있게 적절한 법적 장치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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