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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관사에서 후배 폭행한 간부…法 “폭행죄 ‘반의사 불벌’ 적용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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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내 간부 숙소는 군사기지이므로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반의사불벌죄(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범죄)가 적용되지 않아 처벌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군 관사에서 후배 폭행한 간부…法 “폭행죄 ‘반의사 불벌’ 적용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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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김재호·김경애·서전교)는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군 간부 A씨(32)에게 1심과 같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4월 8일 관사 형태의 군 간부 숙소에서 후배 간부 B씨를 무릎 꿇리고 물건을 던지는 등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사건 후인 지난해 8월 B씨와 합의했다. 통상 폭행죄는 재판에 넘겨졌더라도 합의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면 공소기각으로 종결된다.


사건의 쟁점은 폭행 사건이 벌어진 영내 간부 숙소가 군사기지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군형법 제60조의6은 군사기지법상 군사기지 등에서 발생한 군인 폭행 사건에 대해 반의사불벌 조항인 형법 제260조 3항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더라도 처벌하도록 하는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이 해당 숙소가 군사기지라고 판단하며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군형법이 군사기지 내 군인 폭행에 대한 형법의 반의사불벌 조항을 배제하는 것은 군대 내 폭행 근절을 통해 인권보장 등 건전한 병영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입법 취지가 있다”며 “입법 목적 등을 고려하면 군형법에서 규정한 군사기지를 군사 목적과 구체적 관련이 있는 임무가 ‘직접적’으로 이뤄지는 장소에 한정한다고 좁게 해석할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폭행 사건이 발생한 군 관사는 단순한 사생활 영역이나 군복지시설의 차원을 넘어 군사상 필요한 시설”이라며 “군 관사가 비상시 신속한 출동 등에 대비하기 위해 영내 울타리 안에 위치해 있고, 초병에 의해 엄격히 출입이 통제되는 점 등을 보면 군 관사는 군사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근거지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이 없고 뿌리치면서 신체를 접촉한 것에 불과해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A씨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녹취록 내용과 피고인의 진술 자체가 모순된다는 점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옳다”고 했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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