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준 SK에코플랜트 연료전지사업 부사장
전기 필요한 곳에 분산 배치 가능해
효율성 최고 'SOFC' 기술력 보유
블룸에너지와 '블룸SK퓨얼셀' 설립
SOFC 국내 생산 및 부품 국산화 노력
서울은 전력자급률(전력 소비량 대비 발전량)이 국내 최저 수준이다(지난해 기준 10%, 한국전력공사). 수요는 많은데 그만한 발전 설비를 갖추고 있지 못해서다. 국내 발전소 대부분은 부지 확보, 소음 등의 문제로 도심과 멀리 떨어진 해안에 위치한다. 이런 도심 전력 수급 문제를 해소해줄 수 있는 대안으로 ‘수소연료전지’가 떠오르고 있다.
SK에코플랜트에서 연료전지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김범준 부사장은 13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연료전지는 잉여 부지가 적고 전력 수요는 많은 도심에 최적화된 발전원"이라고 설명했다. 연료전지는 신재생에너지 자원(수소)을 이용한 소규모 발전 설비인 분산전원의 일종이다. 대규모 발전소와 달리, 전기가 필요한 곳에 분산 배치할 수 있다.
김 부사장은 "기존 화석연료와 신재생에너지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것이 연료전지"라고 강조했다. 연료전지는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다른 재생 에너지원이 갖는 간헐성 문제에서 자유롭다. 태양광, 풍력발전은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 변동이 크지만, 연료전지는 연료만 공급하면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중앙 전력공급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독립적인 에너지의 생산·소비가 가능하다. 특히 데이터센터, 병원, 금융기관 등 도심 내 24시간 전력필요시설에 적합해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재생에너지원의 장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 화석발전과 달리 연소과정이 없어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배출이 적다.
SK에코플랜트가 공급하는 연료전지의 가장 큰 장점은 효율성이다. 현존하는 연료전지 중 가장 효율이 높은 SOFC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김 부사장의 설명이다. SOFC 전기효율 극대화 연구에 집중해 열에너지 공급·냉난방 기술, 열 회수 모듈 자체 개발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말 기준 국내에서만 약 380MW의 수주 실적을 확보했다.
기존 성능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이용률도 높다. 김 부사장은 "통상 발전 설비는 애프터서비스(AS)를 위한 상주 인력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SK에코플랜트의 연료전지는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SOFC 국산화에 노력 중이다. 2020년 1월 블룸에너지와 SOFC 부품 국산화를 위해 합작법인 ‘블룸SK퓨얼셀’을 설립한 데 이어 경북 구미에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을 준공해 SOFC 국내 생산을 시작했다. 2022년 연간 생산량 약 140MW로 이미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국내 기업과 함께 연료전지 본체 시스템에 사용되는 파이프와 용수·전력 모듈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의 국산화도 진행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SOFC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450억원 규모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도 나섰다. 안정적인 연료전지 성능을 기반으로 수소발전입찰시장 낙찰 사업 중 처음으로 금융조달에 성공한 노하우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금융조달 기간을 줄이는 것은 사업성의 관건"이라면서 "SOFC 연료전지 사업의 경제성은 물론 금융 강점까지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그린 수소 공급자’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15여년간 연료전지 사업에 몸담고 있다. 2010년 포스코에너지에서 연료전지사업본부 전략마케팅 팀장을 맡았고, SK건설 연료전지사업그룹 마케팅 팀장을 거쳐 현재 SK에코플랜트 연료전지사업담당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