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법인·신용대출 등 신용 취약자 연체율 상승
금감원 "국내 은행 손실 흡수 능력 충분"
국내 은행 대출 연체율이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기업대출 중에서는 중소법인 연체율이, 가계대출 중에선 신용대출 등 주택담보대출 외 대출의 연체율 상승이 두드러졌다. 전반적으로 신용 취약자의 연체율이 상승하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이 24일 발표한 '2024년 2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연체율은 0.51%로 전월 말(0.45%)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전년동월 말(0.36%)과 비교하면 0.15%포인트 올랐다. 2월 말 기준 연체율이 0.5%대로 오른 것은 2019년(0.52%) 이후 5년 만이다. 최근 6개월간 연체율 추이를 보면 지난해 9월 0.39%에서 11월 0.46%까지 오르다 12월 0.38%로 주춤한 뒤 올해 1월 0.45%로 반등했다.
부문별 현황을 보면 지난 2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59%로 전월 말(0.5%) 대비 0.09%포인트, 전년동월 말(0.39%)과 비교해 0.2%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0.18%)은 전월 말(0.12%)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고 전년동월 말(0.09%)에 비해 0.09%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7%로 전월 말(0.6%) 대비 0.1%포인트 올랐고 전년동월 말(0.47%) 대비 0.23%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 중에서 중소법인 연체율(0.76%)이 전년동기(0.52%) 대비 0.24%포인트 올라 기업대출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0.61%)은 0.22%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24%로 전월 말(0.38%) 대비 0.04%포인트, 전년동월 말(0.32%)과 비교해 0.1%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27%)은 전월 말(0.25%) 대비 0.02%포인트 올랐고 전년동월 말(0.2%)과 비교해 0.07%포인트 상승했다. 신용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연체율은 0.84%로 전년동월 말(0.64%) 대비 0.2%포인트 상승해 가계대출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전월 말(0.74%)과 비교해선 0.1%포인트 올랐다.
은행 연체율은 2022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 10년간(2010~2019년) 평균 연체율(0.78%)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손실 흡수 능력이 과거 대비 크게 개선돼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취약차주에 대한 채무조정 활성화를 유도하고 부실채권 상·매각 등을 통한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3월 말 연체율이 하락할 것으로 봤다. 통상 분기 말엔 은행의 연체채권 정리(상·매각 등) 강화로 연체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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