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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AI 인수 고작 1건…‘비수’된 애플의 나홀로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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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AI 대전 속 애플 '나홀로 침묵'
성공 이끈 '폐쇄성'이 혁신 발목
AI 투자 타이밍 놓치고 인재 빼앗겨

"올해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


지난 2월 애플 연례 주주총회에서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한 말이다. 쿡 CEO는 "AI 분야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은 다음으로 미뤘다. 애플 위기론에 연초보다 주가가 9% 가까이 빠지는 상황이었지만, 이를 반전시킬 깜짝 카드는 없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 정보기술 기업(빅테크)들이 하루가 멀다고 AI 신기술을 쏟아내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애플이 특유의 폐쇄성에 발목 잡혀 AI 대전에서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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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합종연횡서 소외된 애플

애플은 최근 AI 글로벌 연합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없는 유일한 빅테크다. 지난 3월 캐나다 스타트업 다윈AI를 인수한 게 전부다. 다윈AI는 AI 모델을 더 작고 빠르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다. 업계에선 애플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한다. 뒤늦게 우군 확보에 나섰지만, 애플 생태계 안에서 머무는 전술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는 얘기다.


반면 경쟁사들은 일찌감치 신생 기업에 조 단위 투자를 했다. 필요하다면 경쟁사와 손을 잡기도 했다. MS는 2019년부터 오픈AI와 동맹을 맺었다. 당시 오픈AI는 설립 4년 차로 GPT-2(매개변수 15억개)를 갓 내놓은 상황이었다. AI는 매개변수가 클수록 성능이 좋다. 최신 버전인 GPT-4의 매개변수 1조7000억개인 것을 감안하면 걸음마 단계부터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다. 이에 대항해 구글과 아마존은 오픈AI 대항마로 꼽히는 앤스로픽에 각각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 40억달러(약 5조4000억원)를 투자했다. 메타와 IBM은 더 넓은 전선을 구축했다. 반도체기업 인텔, AMD를 포함해 클라우드사, 스타트업, 대학, 정부기관까지 50여개사와 ‘AI 동맹’을 결성했다. 반도체부터 클라우드, 솔루션까지 AI 관련 생태계라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협력하는 모양새다.

올 들어 AI 인수 고작 1건…‘비수’된 애플의 나홀로 생태계

전문가들은 애플의 틀에 박힌 전략으로는 AI 주도권을 가져오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생성형 AI 분야는 열린 생태계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모델을 검증하면서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챗GPT가 기반한 ‘트랜스포머’ 모델 역시 구글이 2017년 공개한 논문에서 출발했다. 기술력을 뒷받침하는 인프라 파트너,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기 위한 솔루션, 디바이스 업체와 손잡는 것도 필요하다. 홍인기 경희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애플은 기본적으로 독자 생태계가 워낙 강하고 자체 기준에 충족하는 파트너사만 선택해 왔다"며 "AI 영역처럼 합종연횡하는 모델에는 익숙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이폰 제국이 걷어찬 A급 개발자

애플이 처음부터 AI 개발에 뒤처진 건 아니다. 2011년 아이폰4S에 음성 비서 ‘시리’를 탑재했을 때만 해도 선구자로 꼽혔다. 출시 초반 시리는 아이폰의 인기를 타고 주목을 받았지만 곧 정확성과 유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애플은 답변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시리가 완벽한 답을 하도록 인간의 편집을 더했다.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선 클라우드 사용을 최소화하고 모든 것을 기기에서 처리하도록 했다. 아이폰 제국을 지키려는 쇄국정책에 묶여 AI 개발이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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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팩터(기기 형태) 중심의 전략은 AI 홀대로 이어졌다. 아이폰과 애플워치에 이은 차기 폼팩터로 자율주행차를 점찍으면서 AI는 후순위로 밀렸다. 2014년부터 애플카에 100억달러(약 13조원)를 쏟아붓고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최근에서야 애플카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관련 인력을 AI 부서로 대거 이동시켰다. 결과적으로 지난 10년간 애플카에 자원을 집중하는 사이 AI라는 거대한 물결을 놓쳤다.


특유의 폐쇄적인 문화도 혁신의 발목을 잡았다. AI 분야에서 선도 개발자들은 개방적인 생태계를 선호한다. 개발 코드를 공개해 잠재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기술 개발 속도를 앞당기길 원하기 때문이다. 반면 애플은 개발 정보를 철저하게 감추는 문화라 AI 분야 A급 개발자들은 애플을 기피하는 분위기다. 스티븐 베이커, 아난드 슈클, 스리니바산 벤카타차리 등 구글에서 영입한 시리 핵심 개발진들도 회사 정책과 부딪히다 애플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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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승패를 속단하긴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오는 6월 예정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올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6에 탑재할 AI 기술을 비롯해 구체적인 AI 전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반면 제대로 된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면 AI 대전의 패배자란 이미지가 굳어질 수도 있다. 홍 교수는 "애플은 탄탄한 충성 소비자를 중심으로 자체 생태계의 편리함에 집중하다 보니 AI를 다른 영역으로 보거나 과소평가한 측면이 있다"며 "애플의 폐쇄성과 AI의 개방성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지 않으면 차별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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