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60%, 가정에서 나와"
"선진국이 오히려 음식물쓰레기 적어"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전쟁 장기화와 기상이변으로 전 세계 8억명 가까운 극빈국 주민들이 식량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매일 10억끼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의 음식물이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버려지는 음식물의 대부분은 냉장 및 보관시설이 미비한 후진국에서 나오고 있다.
"매일 10억끼, 1350조원 상당 음식물 버려저"
27일(현지시간) 유엔환경계획(UNEP)은 '음식물 쓰레기 지수 보고서'를 통해 2022년 기준 전세계에서 1조달러(약 1350조원) 규모의 음식물이 쓰레기로 버려졌다고 집계했다. 이는 매일 10억끼 식사에 해당하는 10억톤(t) 가량의 음식물이 버려진 것이라고 UNEP는 설명했다.
UNEP는 보고서에서 "매일 10억끼씩 버려진다는 수치는 매우 보수적 추정치이며 실제 폐기량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전세계 7억8300만명이 극심한 식량난으로 기아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음식물쓰레기의 양은 과도하게 많다"고 지적했다.
음식물쓰레기의 60% 이상은 가정에서 배출됐으며, 호텔·식당 등 서비스업체에서 28%, 정육점·식료품점 등 소매업소에서는 12%가 나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막대한 양의 음식물쓰레기는 매립지에 버려지며, 여기서 강력한 온난화가스인 메탄가스가 다량배출돼 지구온난화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UNEP는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최대 10%를 차지하는 것이 음식물 쓰레기"라며 음식물쓰레기 배출 감축에 국제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후진국이 음식물쓰레기 더 많이 배출…냉장·보관시설 갖춰야"
특히 UNEP는 음식물쓰레기 배출이 일반적으로 선진국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이미지와 달리 후진국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으며, 주로 냉장 및 보관시설 미비로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UNEP가 집계한 전세계 1인당 평균 음식물쓰레기 폐기량은 79kg에 이르는데, 이중 중진국 이상 국가들이 배출하는 음식물쓰레기의 양은 1인당 평균 7kg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부유한 선진국의 문제로 여겨지는 음식물쓰레기 배출이 오히려 극빈층이 많은 후진국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UNEP는 "전력시설 미비로 냉장시설이 부족한 후진국에서 더 많은 음식이 쉽게 상해서 버려진다"며 "또한 북반구의 추운나라들보다 남반구의 더운 나라들에서 음식이 상하기 쉽고, 저장과 운송도 어려워 더 많은 음식이 낭비된다"고 설명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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