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측 700만원대 요청에 시공단 최종안 전달
4월 말까지 공사비 변경안과 총회 개최 요청
반포주공1단지·신반포22차도 증액 요구 받아
지난해 말부터 공사비 인상 갈등을 겪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 조합에 삼성물산 등 시공사업단이 최후 통첩을 보냈다. 공사비를 전보다 7.5% 낮춘 절충안을 조합이 수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삼성물산, HDC현대산업개발 등 시공사업단은 공사비를 3.3㎡당 823만원으로 계약을 변경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에 전달했다. 이와 함께 변경한 마감재 목록도 추가해 이달 29일까지 확정해 달라고 했다. 시공단은 공사비 변경안을 포함해 관리처분 변경 총회 등을 오는 4월 말까지 완료해 달라는 내용도 전달했다.
최근 조합이 시공단에 3.3㎡당 700만원대로 공사비를 변경해 달라고 제안한 것에 대한 시공단 측의 답변이다. 조합과 시공단은 지난 2018년 공사비를 3.3㎡당 510만원으로 계약했으나 2021년 공사비를 660만원으로 한 차례 인상했다. 시공단은 지난해 말 원자재 가격 인상, 설계 변경 등을 이유로 공사비를 다시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조합에 통보한 공사비는 3.3㎡당 889만원이었다. 잠실 진주아파트 공사비 갈등 해소를 위해 서울시도 지난달 시공단과 만나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공사비를 내릴 수 있는 마감재로 변경해 회신을 요청했다"며 "오는 4월 중 총회를 열 수 있도록 공사비를 확정해 달라고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단 요청안에 대해 논의 중이며 공사비 금액이 확정돼야 총회 일정 등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 진주아파트는 공사비 갈등이 두 달 넘게 지속되면서 분양 시점도 확정 짓지 못했다. 시공단 측은 올 하반기 일반분양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준공은 내년 6월 예정이었으나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이 단지 외에도 전국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곳곳에서 공사비 증액을 놓고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6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조합에 공사비를 2조6363억원에서 4조775억원으로 변경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당초 공사비는 3.3㎡당 548만원에 계약했지만 829만원으로 인상해 달라는 것이다.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더해 설계 변경까지 추가돼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신반포22차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도 공사비를 높이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시공사는 2017년 3.3㎡당 500만원대였던 공사비를 1300만원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이처럼 공사비 증액 요청으로 분쟁이 늘어남에 따라 신반포22차와 행당7구역을 대상으로 공사비 검증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정비사업지에서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는 2021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다. 최근 3년간 건설자재 가격은 35.6%가량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중간재건설용 물가는 35.6% 올랐다. 공사비지수는 25.8% 뛰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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