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단체에 집단 소송 휘말려
미국의 주요 명문대가 1300억원이 넘는 거액의 합의금을 내기로 했다. 입학 사정 과정에서 지원자의 경제적 능력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예일대, 컬럼비아대, 브라운대, 듀크대, 에모리대 등 5개 대학이 집단 소송 원고에 총 1억450만달러(약 1391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다섯 대학은 각종 대학 순위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한 명문대다. 하지만 최근 이들은 장학금 입학 제도를 둘러싼 논란으로 집단 소송에 휘말렸다.
미국 대학은 학비를 부담할 경제적 여유가 되지 않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대학이 많다. 대학 장학금을 받으려면 지원자는 원서 제출 과정에서 먼저 학비를 부담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밝혀야 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경제 능력이 부족한 지원자'를 탈락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는 데 있다. 장학금 지원 대상 합격자 비율이 늘면 학교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게 그 이유였다. 미국 대학들은 '학비를 낼 능력이 없어도 합격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홍보해 왔으나, 이는 현실과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대학이 입학 과정에서 지원자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차별을 한다면 미 연방법 위반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한 학생 단체는 앞서 언급된 5개 대학을 포함해 코넬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조지타운대, 펜실베이니아대 등 총 17개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대학이 지원자의 경제적 사정을 고려하는 바람에 학생들이 더 저렴하게 교육받을 수 있었던 기회가 박탈당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학 측은 합의금을 지불하기로는 했지만, 선발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브라운대의 경우 합의금 지급을 합의한 이유에 대해 "소송에서 벗어난 학생들에 대한 지원에 전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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