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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모롤, 잔망루피, 쿠로미…서브 캐릭터 시대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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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리오, 헬로키티 의존도 줄인 전략 통해
국내에서도 세 번째로 높은 선호도 보여
세밀한 캐릭터 브랜딩으로 안착 앞당겨
쓰지 사장 "개발단계부터 소비자 접점 고려"

헬로키티, 마이멜로디, 쿠로미, 폼폼푸린, 구데타마, 시나모롤, 포차코…. 산리오 캐릭터들은 올해 국내에서 인기가 급상승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보고서 '2023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뽀롱뽀롱 뽀로로(14.4%)', '카카오 프렌즈(12.6%)'에 이어 세 번째(9.4%)로 높은 선호도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표적 캐릭터인 헬로키티가 열 번째(2.2%)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행보다.


시나모롤, 잔망루피, 쿠로미…서브 캐릭터 시대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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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결은 효과적인 라이선싱 사업 운영. 쓰지 도모쿠니 산리오 사장은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콘텐츠 IP 마켓 2023'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우리 캐릭터는 정해진 이야기나 성격이 없다"며 "각자 나름대로 이야기나 성격을 부여할 수 있어 다양한 라이선싱 사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산리오는 그동안 역할이 고정되지 않은 캐릭터를 앞세워 다수 기업과 협업을 진행했다. 나이키, 아디다스, 클로에, 대만 그랜드 하이 라이 호텔 등이다.


매번 승승장구한 건 아니다. 상품 기획, 브랜드 협업 등에서 헬로키티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2017년 북미 매출에서 99%를 차지했을 정도다. 지난해 비중은 달랐다. 헬로키티가 40%, 쿠로미가 13%, 마이멜로디가 11%를 각각 기록했다. 여러 캐릭터가 인기를 얻으면서 사업을 다각화할 길이 열렸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올해 10~30대 여성들 사이에선 시나모롤, 마이멜로디, 쿠로미 등이 큰 사랑을 받았다. '2023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연구를 총괄한 전지호 콘진원 산업정보팀 선임연구원은 "산리오 캐릭터들의 선호도가 크게 오른 건 서브 캐릭터들의 인기 덕이 크다"며 "어릴 때부터 접해온 헬로키티보다 새로운 캐릭터를 반기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시나모롤, 잔망루피, 쿠로미…서브 캐릭터 시대 도래

산리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올해 뽀롱뽀롱 뽀로로가 가장 높은 선호도를 차지한 건 잔망루피 덕이 크다. 아이코닉스가 익숙한 서브 캐릭터를 최신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해 새바람을 일으켰다. 전 선임연구원은 "메인 캐릭터의 성공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서브 캐릭터에 적극적으로 도입한 사례"라며 "뽀로로를 보고 성장한 세대가 성인이 되면서 어린 시절 경험한 콘텐츠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여 큰 인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별도의 세계관과 브랜드를 가지고 개발한 새로운 스핀오프 캐릭터로 해석해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서브 캐릭터의 안착은 캐릭터 브랜딩을 어떻게 하느냐에 좌우된다. 과거 산리오는 점포에서 판매하는 물건에 캐릭터 활용도를 높이는 데 치중했다. 지금은 캐릭터 개발단계부터 소비자와의 접점을 고려한다. 지난 3월 '가와이 프로젝트'가 대표적 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투표를 진행해 데뷔할 캐릭터를 선발했다. 쓰지 사장은 "꽃을 그려주는 귀신인 하나마루가 투표를 거쳐 지난 3월 출시됐다"며 "무려 390만 표 이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산리오는 K-팝 그룹과의 협업으로 아이돌 팬덤도 공략했다. 지난해 6월 SM엔터테인먼트와 NCT 멤버들의 특징을 부각한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를 활용한 상품을 기획·판매해 상당한 매출을 올렸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팬들이 연일 팝업스토어 앞에서 줄을 설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며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좋은 협업 사례였다"고 자평했다. 쓰지 사장도 "NCT 멤버들이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을 유튜브로 공개해 아이돌 팬덤을 유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팝 그룹과의 협업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나모롤, 잔망루피, 쿠로미…서브 캐릭터 시대 도래

관련 수익을 창출할 구조는 이미 정착됐다. 과거 일본에서 머천다이징, 라이선싱, 유통 등을 하며 축적한 비즈니스 전략을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캐릭터 IP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기획·판매하고, 헬로키티 아일랜드 제주 등을 운영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2023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캐릭터 IP를 활용한 상품 가운데 산리오는 문구·팬시(31.%)와 잡화·액세서리(28.8%), 패션의류(19.8%), 미용·뷰티 용품(18.3%) 등 분야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



쓰지 사장은 "지금까지 100여 나라에서 라이선싱 1000건 이상을 진행하며 쌓인 노하우 덕"이라며 "이제는 캐릭터 중심 비즈니스를 넘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을 포함한 여러 파트너와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매출 1조 엔(약 8조7361억 원), 영업이익 500억 엔(약 4368억 원)에 도전하겠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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