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사업부문 4년치 수주곳간 채워
부산에 뿌리를 둔 HJ중공업이 수주잔고 7조4000억원을 돌파했다.
꾸준한 수주에 힘입어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면서 연말까지 추가 수주도 나올 전망이어서 훈풍을 예고하고 있다.
HJ중공업은 하반기 들어 공사 원가를 차지하는 인건비와 자재비 등이 안정되면서 충당금 설정이 영업실적에 환입돼 영업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양대 사업부문을 이루고 있는 건설과 조선부문의 수주 곳간이 대략 4년치 공사물량에 해당하는 7조4000억원에 이를 만큼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설부문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공사,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건설공사, 수도권 광역급행열차 GTX-A 건설공사, 한국에너지공대 캠퍼스 조성공사, 500kV 신가평변환소 토건공사, 강원 전기공급시설 전력구 공사, 보령신복합1호기 건설공사, 장호항 정비사업 등 공공공사를 중심으로 5조원 규모 공사 물량을 확보했다.
주택사업 강화에 따른 정비사업 분야 실적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들어서만 대전 삼성동 재개발, 대구 범어동 재개발, 포항 대잠동 행복아파트 재건축, 부산 연산동 재개발과 구서4구역 재건축, 부천 역곡동 재개발, 제주 세기 1차 재건축 등 6천여억원 물량을 수주하며 ‘해모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른 브랜드 위상도 급상승하고 있다는 게 건설업계 평가다.
조선부문도 물가 인상 압박 속에 5500~9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10척과 방산 등 각종 특수선을 포함한 2조4000여억원 규모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특히 2021년 말 기준 수주잔고는 1조4000억원대였으나 지난해 2조2000억원으로 대폭 늘어났고 올해도 소폭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쟁우위를 인정받는 특수선 부문에서도 고속상륙정과 신형고속정, 독도함 성능개량사업, JLOTS(합동해안양륙군수지원 체계), 해경 3000톤급 경비함 등의 수주에 성공하며 곳간을 채웠다.
2021년 8월 최대 주주가 바뀐 뒤 조선부문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HJ중공업은 연말에 집중된 해군의 고속정 발주를 포함한 각종 특수목적선과 친환경 컨테이너선, 가스운반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주전에서도 전력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8500TEU급 탄소포집·저장 컨테이너선 개발에 성공하며 다가오는 탄소제로 시대의 시장 수요에도 대비하고 있다.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알짜자산으로 꼽히는 인천 북항 부지 매각으로 올해 약 2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에도 원창동 토지 일부를 770억원에 매각했다.
신세계동서울PFV에 4025억원으로 매각한 동서울터미널 부지와 건물 역시 복합 개발이 진행 중이다. HJ중공업과 서울시는 공공기여 시설 건립을 포함한 사전협상안을 마무리한 뒤 내년 말까지 건축 인허가 등을 거쳐 2025년 착공해 2028년 준공한다는 목표다.
HJ중공업 관계자는 “모든 구성원이 뜻을 모아 실적 개선과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힘을 쏟아붓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선반영한 충당금 환입 효과가 나타난다면 내년부터 영업실적과 현금흐름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힘줬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