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통해 구인·구직자 매칭
거래액 지난해보다 8배 이상 상승
음성 인식으로 매칭하는 기술도 개발 중
국내 온라인 단기채용(알바) 중개 시장은 알바몬과 알바천국이 양분하고 있다. 2020년 기준 각각 시장 점유율이 64%, 36%였다. 두 회사는 2000년대 초중반부터 공고한 시장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레드오션'으로 여겨지던 이 시장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워 도전장을 내민 회사가 있다. '급구'라는 이름의 모바일 앱을 서비스하고 있는 '니더'다. '3초 만에 단기 구인·구직자를 매칭한다'는 것이 캐치프레이즈다. 급구는 최근 시장에서 '조용한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급구를 통해 지급된 임금액은 4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8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급구 서비스를 이용하는 제휴 기업 역시 지난해보다 곱절 이상 늘었다. CU 편의점과 GS25·쿠팡로지스틱스·써브웨이·배민B마트·에버랜드·야놀자 등이 급구의 고객이다. 니더의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109억원이다.
급구가 기존 플랫폼과 다른 점은 '잡보드'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잡보드란 구인자가 채용 광고를 올리고, 구직자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게시판이다. 대신 급구는 'AI Pick'이라는 AI 기술을 통해 구인·구직자를 매칭한다. 구인자는 따로 공고를 올릴 필요 없이 시간 및 장소, 시급 등의 필수조건을 입력하면 조건에 맞는 지원자를 추천받는다. 구직자는 본인의 과거 업무 이력과 근로 가능 시간 등을 적는다. 자동으로 추천되는 일자리와 사업장을 원하는 만큼 열람할 수 있다. 이 AI 기술은 '머신러닝(경험을 통해 자동으로 개선하는 컴퓨터 알고리즘)' 기반이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는 얘기다.
또한 중개 서비스 외에 별다른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다른 플랫폼과 달리 급여정산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구인자가 카드 등록을 하면 임금 지급 날짜에 자동으로 결제된다. 결제된 후 1시간 내로 알바에게 지급된다. 여기에 근태 관리 기능도 앱에서 제공한다. 채용·급여·인력관리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이런 기능들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은 월 4만4000원이다. 구인자의 경우에만 유료다. 구직자는 따로 돈을 낼 필요가 없다.
신현식·이지훈 니더 공동 대표는 청년 창업 프로그램에 지원해 부경대 공유 사무실을 쓰다가 우연히 만났다. 신 대표는 마케팅 전문가, 이 대표는 게임 회사 개발자 출신이었다. 서로 조언을 주고받다 아이템을 함께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그 아이템이 알바 중개 앱이었다. 회사 이름은 서로 필요한 사람이 되자는 뜻으로 '니더(needer)'라고 지었다. 그때가 2014년이었다. 이듬해 베타 서비스를 거쳐 2017년 정식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제는 음성만으로도 매칭이 가능한 챗봇 서비스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챗봇에 '카페 알바 찾아줘'라고 말로 얘기하면 카페 알바를 찾아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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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채용 중개 시장 규모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쳐 5882억원으로 추산된다. 니더는 오프라인 중개 시장의 핵심인 인력 사무소에도 자사의 플랫폼을 활용해 일용직 근무자를 채용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도 이미 진행하고 있다. 일종의 디지털 전환(DX) 사업이다. 신현식 대표는 “경제·사회적 변화에 따라 단기 인력 채용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기존 인력 매칭 플랫폼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을 DX와 AI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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