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 국군포로 80명…남은 생존자는 11명뿐
尹 대통령, 국방장관 조화…8사단 장병 조문
6·25전쟁 당시 북한으로 끌려가 강제노역을 하다 탈북한 한병수 어르신이 8일 저녁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그의 작고로 국내에 생존한 국군포로는 11명으로 줄었다.
9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1931년 5월 강원 홍천군에서 태어난 한 어르신은 1951년 12월 입대한 뒤 8사단 21연대 3대대에 배속됐다. 이후 1953년 6월 '정전협정 체결'을 한 달 앞두고 포로가 돼 북으로 끌려갔으며, 49년간 함경남도 단천 일대 검덕광산·용양광산 등지에서 노역했다. 일흔을 넘긴 2002년 5월이 돼서야 북한을 탈출할 수 있었고, 중국을 거쳐 그해 9월 조국으로 돌아왔다.
빈소는 경기 안산시 한도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오는 10일 오전 11시, 유해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고인의 빈소에 조화를 보냈으며, 신범철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직접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래 현재까지 돌아가신 국군포로 네 분의 영전에 모두 조화를 보냈다. 생전 소속됐던 육군 8사단 장병들도 조문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귀환 국군포로의 공적에 합당한 예우와 처우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953년 휴전회담 당시 유엔군사령부가 집계한 국군 실종자는 8만2000여명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북측이 최종 인도한 국군포로는 8343명에 그쳤다. 당초 포로 수만 명을 잡았다고 선전하던 북한이 전후 복구 등에 노동력을 동원할 목적으로 그 수를 터무니없이 줄인 것이다. 이후 2010년까지 탈북해온 귀환 국군포로는 80명, 이 가운데 생존자는 11명뿐이다.
국가정보원이 탈북자 등 진술을 근거로 2007년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기준으로 북한에 억류된 국군포로는 1770명으로 추산됐다. 생존자 560명에 사망 910명, 행방불명 300명이다. 그러나 정부는 2011년 이후로는 생존자를 파악하지 않고 있다.
특히 국방부는 김대중 정부 시절 제정된 국군포로송환법에 따라 귀환 국군포로의 등급을 나눠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 80명 중 70명에 최저등급을 매겼는데, 살기 위해 최소한의 협조를 제공한 경우마저 '간접적 적대행위'로 해석한 데 따른 것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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