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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신규코인 157개 상장할 때 43%는 폐지 수순..'크립토 윈터' 끝 멀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3분 3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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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코인투자]①공격적인 신규 상장에도 거래대금 회복 요원
불량 코인 난립에 상장폐지 줄이어…투심·신뢰 회복 안갯속

[단독]신규코인 157개 상장할 때 43%는 폐지 수순..'크립토 윈터' 끝 멀었다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 마련된 대형 전광판/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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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가 이른바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 극복을 위해 신규 코인 거래지원(상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침체로 거래대금이 감소해 실적에 빨간불이 켜져서다. 그러나 상장폐지 코인이 줄지 않은 데다 '상장피(뒷돈)' 논란과 시세조작 등 각종 부정 이슈로 투자자들의 신뢰만 깎아먹고 있다.


신규 상장으로 침체 돌파구 모색 '글쎄'

아시아경제가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8월 말까지 신규 상장 코인 수는 157개였다. 가상자산 시장이 호황이었던 2020년 275개, 2021년 235개와 비교하면 적지만 지난해 연간 신규 상장 코인이 140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시장 침체에도 공격적으로 신규 코인 거래지원에 나선 셈이다. 루나·테라 사태,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가격 급락 등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신규 상장 코인이 늘어난 것이다. 신규 상장으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면 거래대금이 다시 늘어난 것으로 보고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평균 85%의 시장점유율로 독주 체제를 굳힌 업비트와 평균 12%의 시장점유율을 확보 중인 2위 빗썸이 가장 공격적이다. 업비트는 올해 8월까지 총 28개의 신규 상장 코인을 선보였다. 지난해 신규 상장(19개) 개수를 이미 넘어섰다. 특히 시장 규모가 큰 원화마켓에서 지난해 5개를 선보였지만, 올해는 벌써 9개의 코인 거래지원에 나섰다.


빗썸은 업비트보다 더욱 공격적이다. 지난해 33개 코인을 새로 선보인 빗썸은 올해 들어서는 벌써 73개의 신규 코인 거래지원에 나섰다. 업비트의 압도적인 점유율에 위기감을 느낀 데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양한 신규 코인으로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3%가량의 시장점유율을 기록중인 코인원도 신규 상장에 적극적이다. 올해 38개 코인을 신규 상장했다. 지난해(24개) 개수를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시장점유율이 1% 미만인 코빗과 고팍스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점유율이 미미해 신규 상장 효과를 누리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신규 상장보다 서비스 개편 등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렇게 거래소들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거래대금은 여전히 적어 새내기 코인의 효과는 사실상 없는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게코의 자료를 보면 2월6일 업비트의 하루 거래대금은 49억798만달러(약 6조5227억원)였지만 이후 줄어 6월1일에는 7억6063만달러(약 1조109억원)에 그쳤다. 다소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달 20일 현재 17억3735만달러를 기록했다. 빗썸의 하루 거래대금은 계속 줄었다. 2월6일 2억5352만달러, 6월1일 1억6575만달러, 이달 20일 1억990만달러를 기록했다.


[단독]신규코인 157개 상장할 때 43%는 폐지 수순..'크립토 윈터' 끝 멀었다

상장폐지 줄이어 투자심리 냉각

업계는 크립토 윈터를 극복할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불량 코인 난립으로 상장폐지 코인이 줄지 않아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상태다. 투자심리가 살아나기 어려운 것이다.


5대 거래소가 올 들어 8월 말까지 상장폐지한 코인은 69개였다. 지난해 연간 68개였다. 특히 거래소들이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는 시장 별로 제공하지 않은 상장폐지 코인도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분석한 상장폐지 코인 수는 원화마켓 기준으로 지난해 75개였다. 2021년에는 70개였다. 상장폐지 위기 가능성이 있는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코인 수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원화마켓 기준 투자유의 종목 지정 코인 수는 149개, 2021년에는 92개였다. 원화마켓은 원화와 암호화폐 간 거래를 지원하는 5개 거래소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이 있다. 코인마켓은 암호화폐 간 거래만 지원하는 거래소로, 22곳에 달해 더 많은 상장폐지와 투자유의 종목 지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코인은 다양한 거래소에서 거래가 가능해 상장폐지 때 거래 가능한 다른 거래소로 이관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사실상 어려워 휴지 조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단독 상장된 코인의 경우 상장폐지되면 100%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기준 유통 코인 625개 중에서 단독 코인은 389개(62.3%)였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거래소별 단독 상장을 지원하는 코인 수는 업비트 52개, 빗썸 64개, 코인원 69개, 코빗 28개, 코픽스 17개로 나타났다.


더불어 지난해 기준 유통 코인 625개 중에서 시가총액 1억원 이하인 이른바 '잡코인(시가총액이 매우 적은 가상자산)'이 132개나 됐다. 자금력과 유동성이 부족한 잡코인은 특정 세력이 급격한 가격변동을 일으킬 개연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국회에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통과됐지만, 내년 7월 시행될 예정이어서 현재 국내 코인시장에는 잡코인의 시세조작 의혹이 난무하고 있다. 특정 세력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자전거래 등으로 가격 변동을 일으키면서 돈을 벌고 있지만 검찰이나 금융당국이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단독]신규코인 157개 상장할 때 43%는 폐지 수순..'크립토 윈터' 끝 멀었다

거래소 상장·상장폐지 기준 신뢰 바닥

상장폐지가 끊이지 않으면서 각 거래소의 상장 기준을 놓고도 뒷말이 많다. 최근 상장피 논란이 불거진 것도 이에 기인한다. 상장피는 코인 상장을 위해 뒷돈을 받는 것을 뜻한다. 코인시장에서는 상장피 논란이 여전하다. 5대 거래소가 구성한 디지털자산거래소 협의체(Digital Asset exchange Alliance,DAXA)는 지난 3월 시장의 투명성 강화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지원 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의 주요 항목을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닥사는 지난해 9월, 5개 회원사 공동으로 거래지원 심사 공통 가이드라인 도입을 발표하고 10월부터 시행했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거래지원 심사 공통 가이드라인 고도화 작업에 힘쓰겠다는 게 닥사의 방침이다. 그러나 여전히 상장심사 기준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는 낮다. 자율 규제다 보니 허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상장과 상장폐지의 최종 결정 권한은 전적으로 거래소가 갖고 있다. 거래소가 가이드라인과 조금 어긋나게 상장하거나 상장폐지해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마다 거래를 지원하는 코인이 다르다는 것 자체가 거래소마다 상장과 상장폐지 기준이 다를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요인"이라면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지만 투자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윤영덕 의원은 "투자심리가 싸늘히 식은 상황에서 거래가 줄자 거래소들이 올해 신규 상장을 늘렸는데, 수익에 눈이 멀어 다소 부실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발행한 코인도 잇따라 상장돼 투자자들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닥사는 상장폐지 가이드라인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자율 규제에 맡길 게 아니라 적극 개입해 가상자산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8일 뉴욕주 금융서비스국은 가상자산 상장·상장폐지 기준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가상자산 기업들이 사기, 가격 조작, 유동성 여부 등을 측정해 가상자산의 위험도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고자 제안한 것이다. 윤 의원은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며 "제도 개선과 법 개정으로 가상자산 투자자를 보호하고 블록체인 산업을 발전시키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거래소들은 상장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프로젝트 주요 정보, 기술 역량,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운영 투명성, 거래 수준 등을 통해 거래지원을 검토하고 닥사의 공통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도 살펴본다"면서 "공정성·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외부 위원을 포함해 거래지원 심사위원회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도 거래지원 심의위원회에서 의결하며 이를 위해 계량화된 평가 기준에 따른 정기적인 평가를 진행하고 테마 모니터링으로 투자유의 종목 지정 사유와 거래지원 종료 사유 발생 여부도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빗썸 관계자도 "거래지원 과정에서 대상 가상자산의 사업적 성장성과 실현 가능성을 평가하고 기술적·법적·재무적 이슈를 검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장폐지에 대해서도 "거래지원 이후 모니터링을 통해 이용자 피해가 우려되거나 시장 질서를 해칠 위험이 있는 경우, 규정과 원칙에 따라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해 거래지원을 종료한다"고 덧붙였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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