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석유 15~20% 흑해 항로로 수출"
WTI 83달러대 반등…에너지난 심화 우려
우크라이나의 무인정(드론 보트)가 러시아의 흑해 수출항구를 공격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다시금 80달러선을 넘어섰다. 전체 러시아에서 수출되는 석유의 15~20%가 오고가는 흑해 항로가 위협을 받으면서 국제유가가 다시금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 에너지난이 한층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전장대비 0.28% 오른 배럴당 83.0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2일 79.49달러까지 밀려났던 국제유가는 다시 80달러선으로 올라섰다. 흑해 일대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석유 수급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보트가 러시아 흑해 주요 수출항인 노보로시스크의 러시아 해군기지를 공격했으며, 러시아 군함에 큰 손상을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크림반도 전선에서 600km 이상 떨어진 후방 지역인 노보로시스크까지 우크라이나 드론 보트가 기습공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흑해 항로 전체 유조선 및 수출입 선박들의 안전 보장이 어렵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실제 노보로시스크항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보트 공격으로 한동안 폐쇄됐다. 해당 항구는 러시아의 흑해 석유, 곡물 수출의 중심 항구라 러시아 정부도 이번 공격 이후 대응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보로시스크는 유럽 최대 항구 중 하나로 러시아의 석유, 곡물 수출 허브다. 러시아 해상 무역의 15~20%가 이곳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흑해의 주요 원유 수출항으로서 이곳에서 수출되는 러시아·카자흐스탄 원유는 하루 평균 약 180만 배럴로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5%에 달한다.
이중 셰브런과 엑손모빌 등이 생산하는 카자흐스탄산 원유는 하루 150만 배럴이 노보로시스크를 통해 수출되고 있으며 대부분 아시아 지역 정유업체들이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전문가들은 흑해 항로 일대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간 격돌이 장기화되면 무역선들의 안전이 담보되기 어려워 석유와 곡물 등 주요 수출품들의 가격 변동성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네덜란드 라보뱅크 소속의 카를로스 메라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노보로시스크에 대한 이번 공격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항구 및 수출 인프라에 대한 추가 공격의 위험은 많은 변동성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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