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빙로봇 CEO] 3년 만에 100배 증가
올해 1만1000대 시장 예상…3000억원 규모
서빙로봇 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
우리나라 로봇 대중화의 최일선은 식당이다. 전국에서 만날 수 있는 5000여대의 서빙로봇은 우리의 일상에 로봇이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만들었다. 서빙로봇 도입 4년 만에 로봇이 가져온 음식을 테이블에 놓는 작은 수고가 어색하지 않게 됐다. 이 로봇이 나르는 것은 음식만이 아니다. 로봇 산업의 발전과 소상공인 구인난 해소라는 의미도 함께 실려있다. 이 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올해 국내 서빙로봇 1만 대 시대가 열린다. 서빙로봇을 처음 도입한 2019년 50여대 수준에서 시작해 지난해 5000대 규모로 늘었다. 인건비 부담에 구인난까지 겹쳐 인력 운용에 애로를 겪는 자영업자들이 서빙로봇을 찾기 시작하면서 3년 만에 100배 증가했다. 시장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브이디컴퍼니와 우아한형제들에서 분사한 비로보틱스는 각각 올해 보급 목표로 3000대, 1300대 이상을 제시했다. 여기에 통신기업들도 전국 영업망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에 진출한 KT가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고 올해 LG유플러스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같은 업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국내 서빙로봇 시장이 1만1000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봤다. 금액으로는 3000억원 규모다.
우리나라에서 서빙로봇 확산 속도가 빠른 이유 중 하나는 외식업계 구인난이다. 노동 강도가 높아 직원을 구해도 빨리 그만두는 경우가 태반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음식점 및 주점업의 인력 부족률은 6.6%로 전체 업종 평균 3.6%의 거의 두 배였을 정도다. 서빙로봇은 무거운 그릇을 나르는 단순 반복 업무를 대신하면서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준다. 사람은 고객 응접 등 로봇이 할 수 없는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서빙로봇은 중국의 푸두로보틱스, 키논로보틱스 등이 주요 하드웨어 공급사다. 국내에서 LG전자가 만들고 있고 일부 스타트업도 자체 개발한 로봇을 생산한다. 국내 시장의 경우 중국산 서빙로봇의 시장 점유율이 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 기업도 로봇제조 분야에서 실적을 내기 시작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의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가 자체 개발한 서빙로봇 '서비'로 일본 시장에 진출해 일본 내 서빙·배달 로봇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베어로보틱스는 올해 유럽이나 동남아에 진출할 계획이다. 비로보틱스 역시 올해 서빙로봇 국산화와 함께 베트남, 중동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빙로봇은 노동력 부족 문제의 해결과 매장 운영 효율성 향상 등 다양한 이점을 갖고 있다"며 "핵심 기술은 자율주행 기능과 사람 또는 물체와의 충돌 방지 기능, 다수의 서빙 로봇을 통합 관리하는 관제 시스템으로, 관련 기술은 대부분 성숙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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