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이혜리양(15)은 최근 100원씩 캐시백을 받는 재미에 빠졌다. 이 양은 주로 케이뱅크 '하이틴 카드'를 이용해 편의점에서 결제하고 100원을 적립 받는다. 조금씩 모아 이달에만 1300원을 쌓으면서 용돈 관리를 하고 있다. 최근 은행들이 10대들, 더 나아가서는 '알파 세대(2010년 이후 출생자)'까지 겨냥한 상품을 출시하면서 이들을 공략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알파 세대는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태어나 용돈 관리 교육까지 받은 세대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알파 세대'를 두고 내 돈은 내가 관리하는 '내돈내관' 세대로 분석하기도 했다. 애플리케이션(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임 등을 통해 스스로 돈을 벌고 관리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올해 알파 세대를 선점하기 위한 은행 간 경쟁도 확대되고 있다.
29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최근 10대들을 공략한 '하이틴 카드'의 신규 가입은 지난달 대비 20%가 증가했고, 카드 승인금액도 35%가 늘었다. 하이틴 카드는 청소년 전용 선불 서비스로 월 최대 2000원의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청소년도 금융 혜택을 받고 더 나아가 주도적인 용돈 관리 습관도 기를 수 있어 호응이 좋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선제적으로 10대를 공략해 입지를 다졌다. 2020년 10월 은행 최초 10대 전용 서비스인 '카카오뱅크 미니'를 출시했는데 만 14세 이상, 만 18세 미만이 대상이며 은행 계좌가 없어도 입금과 이체가 가능하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알파 세대를 겨냥해 이 연령 기준을 하향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연령 확대는 상반기 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니'의 누적 가입자는 168만명에 달한다.
하나은행과 토스 등도 고객군을 더 넓혀 만 14세 이하까지도 대상으로 삼고 있다. 하나은행은 만 14세 미만 어린이도 쓸 수 있는 '아이 부자' 앱과 선불 충전형 카드인 '아이 부자 카드' 등을 출시했다. 토스의 경우 만 7세에서 14세까지 초등학생도 가입과 송금·충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청소년 토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토스 유스 카드'의 경우 만 7세에서 16세까지 신청할 수 있고, 만 19세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토스는 금융 교육, 생활 등이 성인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 콘텐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은행들이 알파 세대를 공략하는 것은 미래 잠재 고객 확보를 위해서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경우 '미니' 이용 고객의 90%가 주민등록증이 나오는 만 17세 이상이 되면 카카오뱅크 계좌를 개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들을 잡아두면 자연스럽게 이용자로 유입이 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잠재 고객을 락인(가두기)하는 것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라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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