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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로 바뀐 시장…"디스인플레이션 초기" 파월 발언에 환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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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일(현지시간)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으로 긴축 속도를 늦추자 시장에서는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기대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전 세계를 긴장시킨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이르면 3월 끝나는 것은 물론, 인하 논의까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조차 이제 시장은 믿지 않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3월 업데이트될 '점도표(dot plot)'로 쏠리고 있다.

'비둘기'로 바뀐 시장…"디스인플레이션 초기" 파월 발언에 환호(종합)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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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스텝으로 속도 조절

Fed는 1일(현지시간) 열린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성명을 통해 연방기금금리를 기존 4.25~4.5%에서 4.5~4.7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직전 회의인 작년 12월 FOMC에서 금리 인상폭을 0.5%로 축소한 데 이어 추가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0.25%포인트는 통상적인 금리 인상폭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FOMC 정례회의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이 여파를 미치는 시차를 고려해 0.25%포인트 올린 것"이라면서도 "경제가 예상대로 진행될 경우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고 시장의 섣부른 통화완화 기대에 경고장을 내밀었다. 그는 "적절하게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두어차례(a couple of more)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속도 조절 필요성을 밝히면서도 자칫 정책 경로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시장의 피벗(pivot·방향 전환) 기대에 제동을 걸기 위한 발언들로 분석된다. 회견에 앞서 공개된 정책결정문에도 그간 시장에서 주시해온 '지속적인 금리 인상(ongoing increase)' 문구가 그대로 유지됐다.


◆힘 실리는 비둘기

하지만 월가에서는 이번 FOMC와 기자회견을 두고 비둘기적이라는 평가가 쏟아진다. 우선 베이비스텝으로 긴축 속도를 늦춘 것 자체가 비둘기적이라는 해석이다. 이례적인 4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등 고강도 긴축 모드에서 통상적인 모드로 돌아선 것이기 때문이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찰리 리플레이 수석투자전략가는 "0.25%포인트 인상은 그간 누적된 긴축의 여파가 Fed의 의도대로 경제에 여파를 미치고 있음을 확신한다는 명확한 신호"라고 전했다. RBC는 정책결정문 내 '금리 인상 속도(pace)'가 '정도(extent)'로 수정된 것을 가리켜 "앞으로 0.25%포인트 인상이 디폴트값임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 평가 역시 이전과 달랐다. "아직 할 일이 많다",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매파 발언이 이번에도 반복됐지만, 시장에서 주시한 것은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평가였다. 이날 파월 의장은 현 상황을 "디스인플레이션 초기"로 정의하며 "우리는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회견동안 디스인플레이션은 무려 13회 언급됐다. 그는 또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서비스 물가가 곧 내려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회견이 진행될수록 파월 의장의 '모호한' 발언에는 비둘기 색채가 점점 더 묻어나기 시작했다. 같은 시간 국채금리가 급락하고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등 즉각적으로 시장이 반응한 배경도 여기 있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이날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의 상승폭은 2%에 달했다. 리플레이 수석투자전략가는 "회견에서는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한 명확성이 부족했고, 이는 긴축 사이클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작년 12월 점도표를 통해 제시한 금리 전망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올해 말 금리 전망치는 5.0~5.25%였는데 3월에 업데이트할 것"이라며 "데이터에 따를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5% 미만으로 금리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이번 FOMC에서 향후 금리 인상 중단 시점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경로에 대해 많은 시간을 들여 대화했다"고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월가에서는 파월 의장이 공개적으로 "과잉 긴축의 의도는 없다"고 우려를 표한 것 역시 비둘기파에 힘을 싣는다고 해석했다.


◆월가 전망 살펴보니

월가에서는 Fed가 3월 베이비스텝을 끝으로 긴축 사이클을 중단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JP모건의 밥 미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마지막이 될 3월에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ING, RBC 또한 3월 0.25%포인트 인상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ING는 "실질 정책금리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됐고, 경제는 모멘텀을 잃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RBC는 "3월이 마지막 인상이 될 것"이라며 "하반기 중 완만한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둔화로 0.5%포인트 인하 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3월 4.75~5.0%로 최종금리를 기록한 후 11~12월 중 인하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Fed가 오는 3월 베이비스텝을 밟을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4.75~5.0%가 된다. 이는 앞서 Fed가 올해 말 금리 중앙값으로 제시한 5.0~5.25%(중앙값 5.1%)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관건은 3월 공개될 점도표다. 파월 의장은 이날 추가 인상 경로에 대해 "3월에 새로운 금리 관련 관점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3월과 5월 사이의 데이터들을 살펴보겠다"고 다음 FOMC에 향후 경로까지 달렸음을 시사했다. 점도표뿐 아니라 Fed의 경제전망요약(SEP)도 3월에 수정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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